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발생한 경찰 저격 사건의 용의자가 사흘 만에 붙잡혔다.
미 수사당국은 15일 “20세 남성 제프리 윌리엄스를 붙잡아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구치소에 수용 중”이라며 “1급 폭행 2건과 차량 내 총기 발포, 무장범죄 3건 등의 혐의(폭행 및 무장범죄등)로 기소했다”라고 발표했다. 사건을 수사해온 로버트 매컬러크 검사는 “윌리엄스가 두 명의 경찰에게 총격을 가해 다치게 한 혐의를 시인했다”고 덧붙였다.
윌리엄스는 그러나 “누군가에게 총을 겨냥했지만 경찰을 조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일단 윌리엄스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지만 경찰을 범행 표적으로 삼았는지, 공범이 없는지 여부는 계속 수사 중이다. 장물 소지 혐의로 관계 기관에서 보호 관찰을 받아온 윌리엄스는 퍼거슨에서 촉발된 시위에 몇 차례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택 지붕이 발포 지점”이라던 당초 경찰 발표와는 달리 윌리엄스는 시위 현장을 지나던 차에서 총을 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을 머쓱하게 했다. 경찰은 사건 다음날 탄도 등을 고려해 용의자의 은신처로 추정한 주택을 수색했지만, 뚜렷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지난해 8월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의 무차별 총격에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숨진 뒤 시위가 끊이지 않는 퍼거슨에서 사건 당일 토머스 잭슨 퍼거슨 경찰서장이 사임을 발표하자 이에 항의하는 집회가 오후 늦게 퍼거슨 경찰서 앞에서 열렸다.
미국 법무부의 조사 결과 퍼거슨 경찰과 법원 판사 등이 조직적으로 흑인만을 골라 상습적으로 차별해온 사실이 드러나자 시위대는 해당 공무원의 문책을 요구해 왔다.
시위대가 해산할 자정 무렵 총성이 울렸고, 시위대와 대치 일선에 선 경찰 25명 중 2명이 각각 뺨과 어깨에 총상을 입고 쓰러졌다. 인종 차별 철폐와 경찰·사법 시스템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진 지난해 연말, 뉴욕에서 흑인의 기습 공격을 받고 경찰 2명이 사망한 후 안전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경찰은 이 사건을 ‘매복 공격’으로 규정했다.
법무부 조사 발표 이후 퍼거슨에서는 흑인에게 무차별로 벌금 딱지를 부과해 온 로널드 J 브록메이어 판사를 비롯해 경찰을 관리·감독하는 퍼거슨 시 행정담당관(시티매니저) 존 쇼, 잭슨 서장 등 관계 공무원 6명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 그러나 시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흑인들은 사태 악화의 책임을 물어 백인인 제임스 놀즈 시장의 사임도 요구하고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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