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통보를 한 연인을 납치해 렌터카에 태우고 올림픽대로를 질주하며 “함께 죽자”고 협박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시철 부장판사)는 감금치상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연인이었던 B(31)씨로부터 이별을 통보 받았다. 그는 B씨를 설득해보려 했지만 만나주지 않자 렌터카를 빌려 B씨의 집 앞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버스에서 내리는 B씨의 팔을 잡아끌어 렌터카에 태운 선씨는 곧장 올림픽대로로 내달리며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이겠다”며 겁을 줬다. 죽음의 질주는 2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B씨는 결국 운전대를 꺾었고, 차량은 암사대교 교각을 들이받고 겨우 멈춰 섰다. 차는 반파됐고 B씨는 허리뼈 등에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아야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1시간 50분간 끌려가면서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느꼈고 심리치료를 받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차량을 운행해 공포심을 느낀 피해자가 핸들을 꺾어 사고를 일으키는 방법으로 탈출을 시도하게 한 것으로, 위험성이 매우 크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해 돈을 공탁하는 등 일부 피해회복 조치를 취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은 선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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