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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해외로… 박연차의 승부수 통하나

입력
2015.03.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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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진출에 힘 쏟고

말레이시아선 화학단지 조성

조용하지만 빠르게 사업 확장

4년 만에 매출 2배 이상 끌어올려

'로비 파동' 이미지 탈피 여부 관심

정ㆍ관계 로비문제로 불거진 ‘박연차 게이트‘ 이후 은둔하다시피했던 박연차(70) 태광실업 회장이 적극적인 해외 행보로 태광실업을 새롭게 바꿔놓고 있다. 그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검찰 수사 때문에 쌓인 부정적 이미지를 의식해 외부 노출을 피하고 있지만 매출을 4년 만에 2배 이상 끌어올리며 사업가로서 남다른 수완을 보이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0년 가까이 나이키에 신발을 납품해 외형을 키운 태광실업은 최근에는 발전과 화학 분야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베트남에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50억 달러(5조6,440억원)가 투자되는 베트남 남딘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는 2,400MW 규모로 올 하반기 착공해 2020년 완공 예정인 대형사업이다. 태광실업은 2010년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박 회장이 검찰 수사와 수감생활 등으로 진행을 하지 못하다가 최근 베트남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약속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발공장이 자리잡은 베트남 떠이닌성에는 계열사인 정산인터내셔널 공장 설립과 함께 염색공단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공단 내 열병합발전소도 만들 예정이다.

박 회장의 베트남 사랑은 현지 고위인사와의 친분관계를 통해 단적으로 엿볼 수 있다. 쯔언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은 설 연휴기간인 지난달 20일 해외기업 중 유일하게 베트남 떠이닌성의 태광실업 현지공장인 ‘베트남 목바이’를 방문했다. 베트남 국가주석이 이 곳을 찾은 것은 벌써 세 번째로, 현지에서는 국가주석이 해외 기업의 공장을 방문하는 일을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쯔언 떤 상 주석은 박 회장이 지난해 2월 출소 직후 주석궁으로 초청해 만찬을 베풀기도 했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박 회장은 베트남에서 대규모 투자와 기부활동으로 국빈 대우를 받는다”고 전했다.

태광실업 계열사로 정밀화학 분야의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휴켐스도 말레이시아에서 화학단지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보르네오섬 북부에 위치한 사라왁주(州)에 9,000억원을 투자해 2018년까지 암모니아 100만톤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사라왁주는 휴켐스와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맺어 공장가동에 필요한 원료를 20년간 현지에서 값싸게 공급하기로 했다.

휴켐스는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국내 연간 암모니아 수입량의 70%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휴켐스의 해외투자는 화학업계의 불황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자 해외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이 1980년 설립한 태광실업은 세계적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신발류를 납품하며 급성장해 베트남과 중국, 인도네시아 4곳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6년에는 특혜인수 논란 속에 정밀화학업체 휴켐스를 농협에서 사들여 사업을 확장했다. 태광실업은 신발사업 호조와 인수합병 등으로 2010년 1조원이던 그룹 매출이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률도 업계 평균보다 높은 8~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박 회장은 2008년 12월 탈세와 정ㆍ관계 로비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2년6월과 벌금 291억원을 선고 받았으며 지난해 2월 만기 출소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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