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지급할 승용차 1468대, 내달 중순에 공모자 공개추첨
기아차 레이EV·쏘울EV / 르노삼성 SM3 Z.E.
한국GM 스파크EV 등 국산과 수입 BMW i3, 닛산 리프 경쟁
이달 20일 접수를 마감하는 제주도민 대상 전기자동차 보급 공모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도민이 선택할 수 있는 전기승용차는 ‘레이EV’ ‘쏘울EV’ ‘SM3 Z.E.’ ‘스파크EV’에 수입차인 ‘i3’와 ‘리프’를 합쳐 총 6종이다.
이 전기차들은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를 통해 ‘속살’을 공개했다. 같은 구간에서 열린 시승행사인 만큼 사실상 자존심을 건 전면전이었다.
각기 다른 개성과 장점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태생적 한계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접수가 끝나면 다음달 중순 공개추첨을 통해 제주에서 보조금이 지급될 전기승용차 1,468대가 결정된다.
경제성으로 승부, 레이EV
가속페달을 밟자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모터가 반응했다. 가상엔진 사운드시스템을 켜지 않아 소음 없이 가볍게 바퀴가 구르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언덕에서 치고 올라가는 힘은 없었다. 레이EV의 배터리 전력량은 16.4㎾h로 6개 차종 중 가장 적다. 출력도 50㎾(가솔린 엔진 환산 시 68마력)로 최저다. 상온에서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도 91㎞로 가장 짧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는 무기는 경제성이다. 보조금 2,200만원을 빼면 세금을 포함한 가격이 1,300만원으로 가장 싸고,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5년을 운행하면 가솔린 레이를 탈 때보다 연료비 약 741만원이 절약된다.
성능 갖춘 도전자, 쏘울EV
라디에이터 그릴이 사라진 외형과 달리 실내 구조는 기존 쏘울과 비슷했다. 엔진 소리는 없었지만 가속페달 반응도 가솔린 차 못지 않게 빨랐다. 가솔린이나 디젤 차를 타다 별다른 거부감 없이 전기차로 옮기기 적당한 모델이다.
언덕길 주행은 동생인 레이와 달리 속도 감소나 밀리는 느낌 없이 무난했다. 쏘울은 경쟁차종 중 1위인 배터리 전력량(27㎾h)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국내 시판 전기차 중 최고인 148㎞다. 배터리 보증기간도 10년으로 가장 길다.
지난달 말까지 제주에 등록된 전기차 852대 중 쏘울EV는 191대다. 출시 시점이 국산 전기차 중 가장 늦은 지난해 5월이란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목표는 1위 사수, SM3 Z.E.
266대가 등록된 SM3 Z.E.는 현재까지 제주 내 전기차 1위다. 시승 전기차 6종 가운데 유일하게 편리한 전동시트가 설치된 이 차는 SM3가 그렇듯 대시보드 구성은 약간 헐렁해 보이지만 르노삼성의 자랑인 부드럽고 정숙한 주행성능이 그대로 이어졌다.
택시로도 이용되는 SM3 Z.E.는 차체가 4.75m로 6종 중 가장 긴 유일한 세단이다. 실내 공간이 넉넉해 승차감은 나무랄 데가 없다. 다만 최고출력이 95마력으로 레이EV 다음으로 적은 반면 공차 무게는 1,580㎏으로 가장 무겁다.
작지만 강하다, 스파크EV
스파크EV는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을 주행 성능으로 증명했다. 체구는 가장 작지만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자 기다렸다는 듯 빠르게 튀어 나갔다. 공차 무게는 1,280㎏으로 레이EV보다 조금 무거운데 출력은 143마력으로 두 배가 넘는다. 스포츠카 수준인 토크(48.2㎏ㆍm)는 절반 수준인 다른 차종들을 압도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도 135㎞로 쏘울EV에게만 뒤질 뿐 경쟁력 있다.
성능은 탁월하지만 차제가 작아 공간 활용성 측면에 한계가 있다. 가격도 걸림돌이다. 크기가 큰 쏘울EV, SM3 Z.E.와 가격 차이가 160만~200만원밖에 나지 않는다.
명불허전, BMW i3
나무와 고강도 탄소섬유 등이 어우러진 i3의 내부는 영화에서나 보던 미래차를 연상시킨다. 기어박스가 사라져 조수석과 장애물 없이 연결된 운전석도 신선했다.
후륜구동이라 회전 반경이 짧은 것이 장점이지만 주행 방식은 다소 낯설다. 6개 차종 중 가장 강한 모터가 170마력으로 차체를 밀어 부쳤지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저절로 제동이 됐다.
주행 중에도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이다. 관성에 의해 주행하는 기존 차량과 다른 운전이라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기차인 만큼 가격은 5,000만원대 이상으로 가장 비싸다.
세계 1위의 저력, 리프
경쟁차들 중 가장 늦게 지난해 말 출시된 리프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기량을 처음으로 검증받게 됐다.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 앙증맞은 디자인의 리프는 누적 판매량 15만대를 자랑하는 세계 1위 전기차다.
타보니 잘 팔릴 만했다. 승차감이 부드럽고 순발력도 뛰어났다. 널찍한 운전석은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이다. 기어봉 대신 설치된 드라이브 셀렉터도 익숙해지면 편리하다. 해치백 스타일이 만들어낸 넓은 실내공간도 어린 자녀를 둔 가족에게 인기를 끌만한 요소다.
서귀포=글ㆍ사진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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