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경희대병원 백지화 이어, 연대 동백세브란스도 공사 중단
"지역경제 활성화 물건너가" 허탈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대학병원 건립을 추진하던 유명 사립대학들이 재정난 등을 이유로 사업을 취소ㆍ중단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의료서비스 개선 등을 기대하며 용도변경 등을 지원했던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은 일방적인 계획 파기에 반발하고 있다.
15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산 72-1 번지 일대 경희대 국제캠퍼스 내 ‘경희대병원’(3만3,000여㎡) 부지. 지난 2008년 도시계획시설(병원)로 지정됐지만, 6년이 넘도록 먼지만 날리고 있다. 경희대는 급기야 지난해 12월 재원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을 백지화했다.
경희대는 같은 달 국제캠퍼스 내 다른 부지 10만여㎡(하갈동 산 27번지 등 5필지)를 매각한 바 있어 병원부지마저 처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곳은 왕복 8차로 대로변에 있는데다 용도가 학교부지에서 병원부지로 이미 바뀐 상태여서 ㎡당 공시지가만 76만원(지난해 1월 기준)에 이른다. 용도변경 전보다 10만원 가량 뛴 가격으로 용인시에는 벌써부터 부지의 용도 등을 묻는 건설사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해 용도변경 시세차익 등의 논란을 막기 위해 용도폐지를 검토했으나 경희대 반대 등에 부딪혀 무산됐다. 경희대 관계자는 “사업을 취소한 것은 맞지만, 매각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활용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연세대학교 의료원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산100-5 일대 7만2,959㎡에 추진하던 동백세브란스병원(800병상) 신축공사를 지난해 12월 중단했다. 자금난과 불확실한 의료환경 등이 가장 큰 이유다. 연세의료원은 건축비 2,9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처인구 역북동에 있는 용인세브란스병원 부지(자연녹지)를 아파트 용지 등으로 용도변경, 매각하는 방안을 시도해왔다.
연세의료원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에 구상했던 세브란스 국제병원 건립계획도 보류한 상태다. 연세의료원은 2010년 9월 인천시와 세브란스 국제병원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이후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세브란스 국제병원은 외국인용 300병상을 포함해 1,000병상 규모로 2011년 말 착공해 올해 개원할 예정이었지만 사업비 3,900억원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무기한 미뤄졌다.
이에 대해 용인시 동백동 주민 김모(58)씨는 “대학의 부실한 계획과 지자체의 엉성한 검증에 시민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면서 “분양시장과 지역상권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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