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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IT 부자들 "사생활 꼭꼭 숨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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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IT 부자들 "사생활 꼭꼭 숨겨라"

입력
2015.03.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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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도 저택 재건축하면서, 사생활 비공개 동의서 모두 받아

페북·트위터·구글 등 창업자들 개인 사생활 콘텐츠로 수익 얻으며

정작 자신은 감춰 이율배반 비판도

주커버그와 그의 생애 최초 주택.
주커버그와 그의 생애 최초 주택.

개인적 일상이나 생각, 느낌을 공유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큰 돈을 벌고 있는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같은 정보기술(IT) 부자들이 정작 자신들은 철저한 사생활 감추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리콘밸리 최고부자들이 모여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고급주택가인 돌로레스 하이츠 지역에는 주택 매입이나 재건축 공사 등으로 개인정보나 집안 사정을 외부에 노출해야 할 때 ‘사생활 비공개 동의서’를 계약조건으로 추가해 집주인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 보도했다. 이 동네 부동산 중개업자는 “최근 3년 동안 주택 임대계약을 체결하며 사생활 비공개 동의서에 10차례나 서명을 했다”며 “이곳에 집을 구입하는 IT 부자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장소는 물론 건물주 이름, 건물 내부구조와 장식 등을 외부에 철저히 비밀로 부치고 싶어 한다”고 NYT에 밝혔다.

하이츠 지역의 건축공사에 참여하는 정원사와 청소부, 공사 작업자 등은 반드시 사생활 비공개 동의서에 서명을 해야만 일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축공사 작업자는 “공사 인부들은 집 소유주가 누구인지. 심지어는 자신이 얼마 동안 일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생활 감추기에 혈안이 된 IT 부자들 중에서도 최근에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마크 주커버그다. 주커버그는 2011년 5월 하이츠 지역에 1,000만달러(약 112억원) 상당의 저택을 구입한 후 2013년 10월 재건축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저택 공사와 관련된 모든 인물들에 대해 사생활 비공개 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주커버그의 저택 재건축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 작업 책임자는 “주커버그가 살 집이 이곳이냐?”는 외부인들의 평범한 질문에도 “우리는 집 소유주가 누구인지에 대해 말할 권리가 없다”고 대답했다고 NYT는 전했다.

주커버그가 사생활 비공개 동의서를 체결한 사실은 지난해 저택 문제로 한 부동산 중개업자와의 소송에 휘말리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하이츠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자인 멀시아 바스크레션은 지난해 5월 주커버그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주커버그에게 저택 주변의 건물들을 헐값으로 넘기는 조건으로 주커버그가 재력가들을 자신에게 소개해주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커버그 변호인 측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바스크레션이 계약 당시 사생활 비공개 동의서에 서명해놓고는 이제와 이를 어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IT 부자들이 자신들의 사생활 감추기에 나선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 등 억만장자 배열에 오른 IT 창업자들은 기본적으로 개인 사생활을 콘텐츠로 온라인에 제공해 수익을 얻고 있는데 정작 자신들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 후프내글 미 캘리포니아 법학대학원 교수는 “온라인상에서 개인정보가 점차 빠르게 상품화되면서 외부로 공개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개인의 사생활이 무분별하게 유출되지 않도록 온라인 상에도 사생활 비공개 동의서 체결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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