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어체가 어려운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쉬운 표현법 때문이다. 쓰이는 어휘는 고작 몇 백 단어이고 문장은 대충 순서가 바뀌어도 소통에 문제가 없다. 단어수로만 따지면 한국의 중학교 수준이지만 각 단어의 실제 용례는 현지 영어와 차이가 좀 있다. 게다가 생략과 보충을 수시로 하고 대충 말하거나 꼬리(tails)를 덧붙여 보완하는 것이 구어체의 특징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문법 전문가들이 오히려 말하기(Speaking)에 취약해지는 현실을 만든다.
“Where are you from?(어디에서 왔니?)”이라는 질문에는 “I am from Korea(한국에서 왔어)”가 공식 답변이지만 “Korea”라고 단순하게 응답하는 것도 틀리지 않다. 전자는 문법 규칙상 완벽한 문장이고 후자는 생략형이라고 분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흔히 ‘all grammars leak’(모든 문법에는 오류가 있다)라는 말처럼 문법이라는 규칙으로 언어 전체를 분석하는 것은 의미도 없고 효력도 없다. 한때 구어체와 문어체 문장을 놓고 same grammar냐 different grammar냐 언어학자들간의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구어체는 쓰임과 용도가 문어체와 다르고 즉시성이라는 구어 영어의 특성을 문어체 영어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것이 최근의 결론이다.
“My new teacher is really nice, the one from Canada(새로 오신 선생님 정말 좋아, 캐나다에서 오신 분이야)”라는 문장은 생각나는 대로 대충 말하고 나중에 보충할 부분을 덧붙인 것이다. 스피킹에서는 실시간으로 대화하기 때문에 생각할 시간도 수정할 시간도 없기 때문에 이처럼 말하는 사례가 많을 수밖에 없다. 물론 “My new teacher from America is really nice”처럼 말하면 깔끔해 보이지만 자칫 딱딱하고 고루하게 들리거나 미리 쓰여진 문장을 낭독하는 느낌을 준다. 더듬는 어구(fillers) ‘er’ ‘well’ ‘hmm’ ‘um’ ‘uh’ 등은 문어체에서 좀처럼 쓰이지 않는 것이고 ‘oh’ ‘yeah’ 나 ‘I see’ ‘you know’ 같은 보조 수단(back channels)은 구어체의 양념이자 특징이다.
대화체 영어에서는 ‘sort of’ ‘kind of’ ‘stuff like that’ 같은 어구나 ‘I mean’ ‘I say’ ‘you know’ 등의 연결어(discourse markers)가 필수 요소인데, 그에 반해 문어체나 문법적 분석에서 이들은 중요하지도 않고 의미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구어체 문장은 즉석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목적이고 문어체는 ‘문장의 구조와 틀’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90년대 이후 영국 학계에서는 구어체 문장은 문어체 기준으로 봐서는 안 된다, 외국인 학습자에게 구어체 문장은 전혀 다른 시각으로 새롭게 분석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따라서 보충어, 연결어, 어조사 등 구어체만의 특성을 살피고 문어체 구조를 벗어나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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