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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분석으로 맹독성 제초제 파라콰트 중독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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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분석으로 맹독성 제초제 파라콰트 중독 입증

입력
2015.03.1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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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천안병원 홍세용 교수 '포천 농약살인사건' 해결 실마리

온 나라를 경악시키고 영구미제로 남을 뻔한‘포천 농약살인사건’해결에 충남 천안의 한 대학병원교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독극물중독 치료분야 세계적인 권위자인 순천향대 천안병원 홍세용(66ㆍ사진) 교수다.

15일 순천향대 천안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경기경찰청 형사들이 홍 교수를 찾아왔다.

경찰은 40대 여성이 보험금을 노리고 전ㆍ현 남편과 시어머니를 농약으로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었으나 증거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었다.

홍 교수를 만난 경찰은 수도권 대형 종합병원에서 발급한 사망진단서와 의료기록의 검토를 부탁했다. 세 사람의 사망원인은 모두 폐렴이었다. 홍 교수는 그들의 사망 원인으로 제초제 ‘파라콰트’ 중독 가능성을 제시하고, 현 남편은 치사량 이하의 제초제를 여러 번 반복 음독했을 것이라는 자문과 함께 시신의 부검을 권유했다. 하지만 경찰은 홍 교수의 자문에도 이미 두 사람을 화장한데다 나머지 한 명도 매장한지 18개월이 지나 답답해 했다.

홍 교수는 “그 농약은 사체 내에서도 오랜 기간 형태를 유지해 분석할만한 폐 조직이 남아 있지 않아도 시신의 폐 부위 아래 흙을 조사해도 나온다”며 확신을 줬다.

어렵사리 부검이 진행됐고 시신에서 파라콰트 성분이 나와 독살이 증명됐다.

그러나 누가 제초제를 먹였는가에 대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홍 교수는 용의자로 지목된 여성의 딸이 서울의 한 병원에서 폐렴 치료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딸의 증상이 숨진 의붓아버지와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경찰에게 추적 관찰을 조언하고, 진료기록을 검토해 파라콰트에 중독됐음을 확인했다.

명백한 증거가 드러나자 범인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그녀는 전 남편과 현 남편, 시어머니를 농약으로 독살한 뒤 보험금 9억8,000여만원을 타내 호화생활을 누렸다. 그것도 모자라 친딸까지 살해하려 했으나 세계적인 농약중독치료 권위자의 과학적 분석은 피할 수 없었다.

홍 교수는 세계에서 유일한 순천향대 천안병원 내 ‘농약중독연구소’를 맡고 있다. 연구소는 온라인에서도 실시간 소통을 통해 병원을 찾지 못하는 전국의 농약중독환자들과 그들을 치료하는 의료진을 돕고 있다. 그의 의료팀은 연간 1,000여명의 독극물 중독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홍 교수는 “사건을 해결하려는 경찰관들의 노력에 작은 도움을 줬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면 독극물 중독 치료 전문가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농번기를 앞두고 “농약중독 증세를 발견하면 즉시 1~2시간 안에 농약병과 함께 응급실로 이송해야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준호기자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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