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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람 맞아?… 소설 아닌 현실 속의 하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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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람 맞아?… 소설 아닌 현실 속의 하이드

입력
2015.03.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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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학형·중독형·사기꾼형 등 유전이나 성장기 경험 영향

성적·출세 스트레스·경제난 등 최근엔 사회환경이 더 부추겨

교사 김영미(39ㆍ가명)씨는 누가 봐도 착하고 능력 있는 엄마였다. 공무원인 남편에 초등학교, 유치원을 다니는 예쁜 두 딸까지. 겉으로 보기에 남부러울 것 없었다. “대인관계나 사교성이 좋다.” 김씨의 사회생활에 대한 지인들의 평가다. 하지만 김씨의 또 다른 모습은 전혀 딴판이다. 집에만 오면 돌변한다. 초등학생인 딸을 화장실에 가두고 자주 뺨을 때렸다. 가위로 머리카락을 자르겠다고 딸을 위협하고, 밤중에 잠을 깨운다는 이유로 '죽여 버리겠다'는 폭언도 일삼았다. 한번은 조부모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딸의 머리채를 잡고, 추운 날씨에도 맨발로 집 밖으로 쫓아냈다. 그러고도 분을 이기지 못해 딸을 계단 밑으로 밀치기까지 했다. “이러다가는 애가 잘못될 것 같다”는 생각에 김씨는 스스로 아동보호기관에 도움을 요청, 1년간 치료를 받았다.

안과 밖이 다른 두 얼굴이 비단 김씨만일까. 누구나 어느 정도 인격의 이중성을 갖지만 폭발적 폭력성 등 다양한 행태의 이중성이 병적으로 두드러진 보통 사람들이 적지 않다. 스스로 심각성을 인식하는 경우도 드물다.

40대 회사원 이모씨는 가족에게 사우나와 헬스클럽에 먼저 들른다며 해 뜨기 전 일찍 집을 나선다. 그는 가정이나 회사에서나 성실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다. 정작 그가 하는 일은 새벽 길 출근 여성 앞에서 성적 노출증을 드러내 쾌감을 얻는 것이다. 더러 다세대 주택 창 틈으로 출근 준비를 위해 샤워하는 여성의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씨를 진료했던 정신과 의사는 “폭력적인 부친 등 성장기 환경이 성적 이중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들의 경우 법적인 문제가 생기니까 병원을 찾지, 스스로 치료할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5년 동안 전국 수 십 개 대학에서 신입생 행세를 하다 지난해 한 방송사 시사프로에 포착된 대학생 김모(27)씨 등 인간의 이중성이 병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다양하다. 30년간 상담 치료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미국의 심리치료 전문가 비벌리 엔젤은 이중적 인간형을 ▦가학형 ▦예측불허형 ▦고전형 ▦중독형 ▦사기꾼형 ▦최고 아니면 최악형 ▦반대는 못참아 형 등 7가지 유형(4면 참조)으로 분류했다. 이 유형으로 보면 교사인 김영미씨는 가학형, 회사원 이씨는 중독형, 대학생 김씨는 사기꾼형에 각각 속하는 셈이다.

선과 악으로 대변되는 고전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저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이런 말을 남겼다. “인간이 보이는 최상의 모습에도 아주 많은 악이 숨겨져 있다.” 사회의 가치관이나 윤리, 이성이 이면의 본능을 억제하지 못하고 이중성을 부추기는 요인은 유전과 성장기 경험 등 다양하지만 사회적 환경이 최근에는 부각되고 있다. 박영민 일산 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충동을 부추기는 요인 중에 뭐가 우월한지 재단하기는 쉽지 않다”며 “성적 등 교육 문제, 출세, 과도한 노동과 스트레스, 음주, 적은 수면시간, 경제적 어려움 등 지금 환경은 멀쩡한 사람도 충동에 사로잡힐만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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