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5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1~5라운드 최우수선수(MVP)는 4라운드 문정원(23ㆍ한국도로공사)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인 선수들이 나눠가졌다. 트리플 크라운(서브, 백어택, 블로킹 각 3득점 이상) 기록 역시 모두 용병들의 몫이었다. 남자부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외국인 선수들은 V리그의 ‘큰손’인데다가 흥행보증수표다. 특히 올 시즌 로버트랜디 시몬(28ㆍOK저축은행)이라는 세계정상급 선수가 뛰면서 볼 거리는 더욱 풍성해졌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토종 선수들의 존재감이 희미해진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달 13일 제5차 이사회 및 임시총회에서 남자부와 여자부 트라이 아웃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각 구단의 자유계약에 맡겨둔 외국인 선수 영입을 연맹이 일정 부분 제한하겠다는 뜻이다. 여자부의 경우 당장 2015~16시즌부터 미국 국적의 만 21~25세 대학교 졸업예정자 및 해외리그 3년 이하의 선수 경험자 중 선수를 기용해야 한다. 1~3순위는 15만 달러, 4~6순위는 12만 달러를 기본 계약 조건으로 한다. 승리 수당은 각 구단이 자율 결정한다. 남자부는 2016~17시즌부터 제도를 도입한다.
취지는 치솟는 용병 몸값을 잡고, 국내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터전을 넓힌다는 것이지만 트라이아웃제도로 선발된 선수들이 높아진 국내팬들의 눈길을 붙잡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여자부의 경우 당장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를 교체해 다시 ‘한국형 용병’을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국 리그 경험이 없는 선수들에게는 결정적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하는 한국형 용병 역할에 적응하는데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 트라이아웃 제도 시행으로 종전까지 호흡을 맞춘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 할 수 없는 구단에게는 큰 손해인 셈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도로공사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니콜 포셋(29ㆍ미국)이다. 니콜은 챔프전을 마지막으로 눈물을 머금고 3년간의 한국 생활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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