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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골목 투어는 제가 안내해드리죠"

입력
2015.03.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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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영 중구청장, 문화해설사 변신

윤순영 청장이 13일 기초단체장들과 3.1만세운동길을 걸으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윤순영 청장이 13일 기초단체장들과 3.1만세운동길을 걸으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이곳이 바로 청라언덕입니다. 박태준 선생이 저기 아래 신명여고 학생을 생각하며‘동무생각’을 지었죠. 여기 오시면 꼭 한 곡 부르고 가자고 하는 데 준비되셨나요?”

윤순영(63) 대구 중구청장이 13일 문화해설사로 깜짝 변신했다. 이날 오후 1시50분 갈색 정장 차림을 한 윤 청장은 대구 중구 청라언덕에서 3ㆍ1만세운동길과 구암서원, 계산성당, 이상화ㆍ이상돈 고택까지 1㎞ 정도를 걸으며 1시간 30분 동안 구석구석 숨은 얘기 보따리를 풀어놨다. ‘근대골목 투어’이름이 붙은 이날 행사에는 충북의 이근규 제천시장과 전남의 박홍률 목포시장, 강진원 강진군수, 경북의 한동수 청송군수, 이승율 청도군수, 곽용환 고령군수, 경남의 하창환 합천군수 등 8개 지역 기초단체장을 포함, 70여 명이 함께 했다. ‘한국관광의 별’로도 선정된 근대골목은 낙후된 도심 골목길에 스토리를 입혀 재창조한 대구 대표 관광지다.

윤 청장은 길을 걸으며 개발과정도 상세히 곁들였다. 길바닥 조명에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에게는 “문화재의 밤을 아름답게 조성, 시민들이 스스로 찾고 사랑하는 장소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윤 청장은 말했다. 길 양쪽 스피커에서 만세소리가 울리는 3ㆍ1만세운동길 계단에서는 일행들이 자신의 시ㆍ군 이름을 순서대로 부르며 만세 삼창을 하기도 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천혜자연환경을 살린 강진의 관광코스와는 달리 쉽게 묻힐 수 있는 도심의 길을 부각시켜 새로운 이야기 거리로 만든 테마 관광이라서 인상 깊다”고 말했다.

윤 청장이 문화해설사 마이크를 처음 잡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도 중구를 알리기 위해 귀빈 방문 시 직접 안내를 맡곤 했다. 중구청 직원들도 “윤 청장만큼 골목투어와 김광석길 등 중구 문화관광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근대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중구의 지금 모습은 대부분 윤 청장 아이디어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윤 청장은 지난해 구도심의 매력과 구불구불한 골목길에 대한 애정, 관광지 조성을 위한 숨은 노력 등을 담아 ‘골목, 별이 되다’란 책을 내기도 했다.

윤 청장은 “오늘 ‘관광교류 업무협약’을 체결한 8개 시ㆍ군은 각자 엄청난 관광자원을 가졌지만 별도로 홍보할 경우 영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힘을 모으기로 했다”며 “오늘 투어는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해 다 같이 잘 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대구=글ㆍ사진 배유미기자 yu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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