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 유출’사건으로 기소된 박관천(49) 경정과 조응천(53) 전 청와대 공직비서관 재판에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56) EG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창영)는 13일 열린 3회 공판준비기일에서 박 회장과 그의 측근 전모씨, 세계일보 조모 기자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권오창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증인채택은 보류됐다.
박 회장의 증인 신문은 사건 관련 문건의 서증조사가 끝난 뒤인 4월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한 당사자인 박 회장은 그 동안 공개적인 발언이나 입장표명을 하지 않아, 그의 법정 증언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 측에 청와대 문건의 무단 유출(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을 쟁점 별로 정리해 밝힐 것을 요구했다. 제시된 쟁점은 ▦박 경정이 조 전 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문건을 전달한 행위가 ‘유출’에 해당하는지 ▦박 경정이 조 전 비서관의 지시 없이도 일부 문건을 전달했다면 ‘무단 유출’에 해당하는지 ▦박 경정이 청와대 근무 시절 작성한 문건을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에 옮겨놓은 행위가 ‘무단 유출’인지 여부 등이다. 재판부는 또 유출된 문건들이 직무상 기밀에 해당하는 지도 입증할 것을 요청했다.
조 전 비서관은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박 경정에게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동향보고서 등 청와대 내부 문건 17건을 박지만 회장의 측근 전모씨에게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 경정은 조 전 비서관의 지시로 문건을 유출한 혐의와 해당 문건을 세계일보 조모 기자에게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고, 성매매 관련업소로부터 단속무마 청탁과 함께 1억7,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다음 재판에서 서증조사를 비공개로 먼저 진행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그 동안 대통령기록물의 내용이 공개될 우려가 있고 공무상 기밀 문건에 대한 자료도 이 사건에 포함돼 있어 서증조사를 비공개로 심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혀왔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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