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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문화 자화자찬 TV프로 급증 왜

입력
2015.03.1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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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시대 일본스러움 강조

자신감 회복하려는 마음 반영

“대만인은 일본인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동경하고 있답니다.”

지난달 말 일본 민방 TBS계열에서 방송된 ‘도코로씨의 일본의 차례’에 참석한 대만 여성은 “대만에서는 음식점을 비롯한 곳곳에 일본 지명과 인명이 사용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기모노의 매력’ ‘바둑에서 배운 일본의 지혜’ ‘한정된 토지를 활용한 입체주차장’ 등 일본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프로듀서 사카타 에이지(坂田?治)는 “요즘 시청자들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도 유용한 정보를 얻고 싶어하며, 일본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대적 흐름도 반영됐다”고 기획의도를 소개했다.

13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이 일본의 문화를 칭찬하거나, 해외에서 활약중인 일본인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이 급증하고 있다. ‘도코로씨의 일본의 차례’는 방송 이후 줄곧 10% 전후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고, 일본 제품의 숙련된 장인들의 기술을 소개해 칭찬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화풍총본가(和風總本家)’는 8년전 6%에 머물던 시청률이 최근 9%대로 치솟을 정도로 인기다.

‘세계의 마을에서 발견! 이런 곳에 일본인’ ‘세계 왜 그곳에? 일본인’등 전세계에 거주하는 일본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늘었다. 일본 서점가에서도 한때 반짝 인기를 누리던 ‘반한’ ‘혐한’ 서적 대신 일본을 자화자찬하는 책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미즈시마 히사미쓰(水島久光) 도카이(東海)대 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탈미디어 현상이 진행되면서 이들에게 익숙한 주제를 소개하려는 의도가 방송계에 침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니시 겐지(西兼志) 세이케이(成蹊)대 교수는 해외거주 일본인 소개 사례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 “세계를 무대로 일본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최근 이런 현상이 1990년대 말 외국인에게 집을 임대해주지 않거나, 전철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일본인의 치부를 드러내며 반성을 촉구하던 방송이 주를 이루던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꼬집었다.

‘이것이 이상해요 일본인’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가나출신 방송인 새미 포프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솔직히 이야기하는 프로그램 특성 때문에 일본인과 말다툼을 하기도 했지만, 당시는 그런 것이 허용됐다”고 회고했다.

신경과의사 가야마 리카는 “불안이 많은 시대에 자신감을 회복하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비판적인 면은 전하지 않고 칭찬일색이라면 객관성이 떨어진다”며 “주변국과의 역사인식 문제 등으로 자칫 자학으로 인식되는 태도에 대한 반발적 움직임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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