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웰스 오픈 다시 나온 서리나 윌리엄스 심경 밝혀
여자프로테니스(WTA)세계랭킹 1위 서리나 윌리엄스(34ㆍ미국)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인디언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4년 만에 인디언웰스 오픈에 출전하는 진짜 이유를 밝혔다.
그는 “14년 전 일어났던 일에만 너무 집중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운을 뗐다. 2001년 이 대회 단식 결승전에서 킴 클리스터스(32ㆍ벨기에)를 꺾고 정상에 올랐음에도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던 때를 언급한 것이다.
당시 서리나는 4강에서 친언니인 비너스 윌리엄스(35ㆍ미국)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너스가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고 많은 이들로부터 ‘언니의 양보’라는 의혹을 샀다. 관중들은 심지어 인종차별적인 말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상처받은 그는 13년 동안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14년 만에 서리나의 인디언웰스 컴백은 ‘가족의 도움’이 컸다. 서리나는 특히 언니 비너스의 도움을 언급하며 “비너스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너스가 100% 나를 믿어줬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여기에 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가족의 도움에 이어 그는 ‘달라진 인식’을 컴백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샤밀 타르피셰프 러시아테니스연맹 회장의 발언을 예로 들었다. 타르피셰프 회장은 러시아의 한 TV쇼에 나와 윌리엄스 자매에 대해 “그들은 윌리엄스 형제다”라고 표현했다. 이에 WTA와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즉각 타르피셰프 회장을 비난했고 그는 결국 2만5,000달러의 벌금과 함께 1년간 여자테니스 투어 참관 금지 징계를 받았다. 서리나는 14년 전의 협회와 지금은 무척 다르다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솔직히 말하면 여기까지 오는데도 긴장했다”라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마치 장애물 경기에서 허들을 넘어야 하는 기분이 든다고 표현했다. 심지어 인디언웰스에 도착하기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하루를 보낼 때 스스로 준비가 덜 된 느낌을 받았다고도 밝혔다. 그가 얼마나 많은 고민 끝에 대회 참가를 결정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일단 도착하니 모든 것이 놀랍고 좋기만 하다”며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4대 그랜드슬램(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대회 챔피언타이틀을 19개째 수집중인 서리나가 14년만에 인디언웰스 오픈을 접수할 수 있을지 또 다른 볼거리다.
금보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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