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중일 문화교류 도시 선정… 연중 전시·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
충북 청주시가 ‘2015동아시아문화도시’사업으로 세계속의 문화도시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
동아시아문화도시는 역사적으로 하나의 문화권인 한ㆍ중ㆍ일 3국이 문화교류를 통해 상생의 미래세계를 열어가자는 취지로 지난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매년 3국 문화장관 회의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도시를 선정, 이들 도시간에 다양한 문화교류를 추진한다. 올해는 청주시와 중국 칭다오(靑島)시, 일본 니가타(新潟)시가 대상 도시로 선정됐다.
이들 도시는 3월까지 상호 방문하면서 개막 행사를 가진 뒤 12월 폐막 때까지 전시ㆍ공연, 공동연구, 학술행사, 시민교류를 연중 이어간다. 이미 문화도시들은 각각 조직위원회를 꾸려 나름의 주제를 정한 뒤 협의를 거쳐 교류사업 내용과 일정을 확정했다. 교류행사에는 각국 정부와 지자체, 지역 문화예술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이 모두 참여한다.
생명도시 청주, 동아시아 상생문화를 품다
한국의 문화도시 대표인 청주시는 지난 9일 청주 예술의전당에서 개막식을 갖고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청주시의 주제는 ‘생명의 대합창’이다. 청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소로리 볍씨)가 출토된 곳이고 명심보감, 직지심체요절, 세종대왕초정행궁, 오송 바이오, 가로수 길 등 생명과 교육의 가치가 담긴 문화적 자산이 많다. 이런 자산을 문화예술 브랜드로 발전시키자는 취지로 주제를 그렇게 정했다.
청주 개막행사도 생명을 테마로 청주만의 문화가치와 문화브랜드를 다양한 예술형태로 승화시키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날 행사는 청주의 역사, 생태, 교육, 문화를 스토리텔링으로 엮어내며 각 테마별 무대에 시민 대표가 올라 소망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깊은 문화감동을 선사했다.
청주시는 청주에서 열리는 기존 축제와 연결해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 효과를 극대화할 참이다. 축제 주제에 걸맞은 교류 프로그램을 개발해 중국, 일본의 시민ㆍ예술단체를 불러 함께할 계획이다.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에서는 한중일 문자와 문명 심포지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기간에는 한중일 규방공예특별전 한중일 청년 아트마켓 등을 연다. 직지세계화 사업과 관련해서는 문자서예 대전 문자예술 행사 고인쇄박물관 특별전 등을 선보인다.
이 모든 행사는 청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들 예정이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 단체, 시민 단체가 참여하는 시민위원회를 꾸렸다. 공연이나 전시, 학술회의에 시민 전문가가 참여해 프로그램 제안부터 홍보, 국제교류 방안까지 기획하는 시민디렉터 제도도 도입했다.
젓가락페스티벌 등 풍성한 문화삼국지
올해 동아시아문화도시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계절별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는 점이다. 사계절 페스티벌인 셈이다. 봄에는 시민과 문화예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시민 퍼포먼스, 3개 도시 문화탐구를 위한 워크숍이 열린다.
여름에는 동아시아문화주간 프로그램이 3국을 돌아가며 이어질 예정이다. 학술 전시 공연 시민참여 행사가 쉼없이 이어진다. 가을에는 젓가락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한ㆍ중ㆍ일 3국의 공통된 문화원형인 젓가락을 소재로 한 축제다. 닮은 듯 다른 3국의 젓가락 특별전시회, 젓가락을 이용한 갖가지 경연대회가 눈길을 끈다. 젓가락 문화를 테마로 한 전시, 공연, 학술대회도 함께 열려 문화적 다양성과 새로운 문화콘텐트를 이해하는 자리를 제공한다.
겨울에는 동아시아 시민 한마당을 만끽할 수 있다. 3개 도시 대표 예술단체의 합동ㆍ융합공연과 함께 청소년 주부 직장인 등이 참여하는 잔치 한마당도 열린다.
동아시아문화도시 프로젝트의 품을 넓히기 위해 2014년 문화도시인 한국 광주광역시, 중국 취안저우(泉州)시, 일본 요코하마시와의 교류사업도 전개된다. 6개 도시 국제학술회의, 6개 도시 시장회의를 하반기중 개최된다. 각 도시는 다른 도시에서 열리는 축제, 문화행사에 상호 참여할 예정이다.
문화브랜드 세계화 프로젝트 시동
청주시는 이번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을 계기로 청주를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키우는 중장기 프로젝트를 마련키로 했다. 시는 유럽연합(EU)이 매년 도시 한 두 곳을 선정해 1년간 집중적으로 문화행사를 전개하도록 지원하는 ‘유럽 문화수도’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할 생각이다. 특히 20세기 들어 쇠락의 길을 걷다 1990년 유럽 문화수도에 선정되면서 세계적 문화관광도시로 부상한 영국 글래스고시 같은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글래스고시는 오랜세월 방치했던 담배공장과 폐공간을 공연장, 갤러리, 디자인카페로 바꾸고 다양한 공연예술을 발굴해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문화예술도시로 환골탈태했다.
청주시는 동아시아문화도시 명예위원장으로 위촉한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의 자문 등을 통해 생명도시를 브랜드화하고 특성화할 중장기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특히 통합 청주시의 새로운 미래가치를 이끌 비전을 찾고 있다.
분야별 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가는 동아시아 창의학교, 청주출신 유명 인사들이 참여해 고향에 대한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홈커밍데이, 시민의 애장품과 삶의 이야기를 한 자리에서 만나는 시민 스토리박물관 등 다양한 사업을 궁리중이다. 또한 산업적 측면을 고려해 청주공항을 아시아 거점공항으로 키우는 생명ㆍ문화공항 프로젝트, 동아시아 전통시장의 멋과 맛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동아시아 토종시장,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조화를 이루는 디지로그 시티, 친환경 공예와 디자인을 결합한 생명 공예ㆍ디자인마을 조성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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