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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생 佛문화장관, 프랑스어 전용정책 폐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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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생 佛문화장관, 프랑스어 전용정책 폐지 주장

입력
2015.03.1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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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로 우리에게 친숙한 플뢰르 펠르랭(사진 왼쪽) 프랑스 문화통신부 장관이 프랑스가 오래 유지해온 프랑스어 전용정책이 비효율적이라며 철폐할 것을 주장했다고 가디언이 12일 보도했다.

펠르랭 장관은 관련 법에 대한 분명한 반대의사를 밝히며,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위크엔드’‘이메일’‘서브 프라임’과 같은 단어들까지도 프랑스어 대체 어휘를 만들어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지적했다.

펠르랭은 이어 “프랑스어는 위기에 처해있지 않고, 장관으로서의 내 책임은 언어의 장벽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살아 움직이는 언어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1994년부터 공공장소에 쓰이는 간판과 광고의 모든 표현을 ‘프랑스어로 써야 한다’는 법을 엄격히 지키고 있는데, 주무 장관이 이에 반대의사를 밝힌 것은 우리나라의 국립국어원 격인 아카데미 프랑세즈 학자들이 오랫동안 고집스럽게 고수해온 프랑스어 보호주의를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펠르랭 장관은 “프랑스어 전용정책은 무분별한 외국어 침투를 경계하는 것이지만 프랑스는 이제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며 “현재 전 세계에 프랑스어 화자가 2억7,000만 명으로 추산되며 2050년에는 7억명에 이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아카데미에서 전문용어와 신조어를 다루는 위원회에 소속돼 ‘프랑스어 역사사전’을 저술한 앨런 레이는 국가들 사이에 단어의 교환은 쌍방향으로 일어나는 것이라며 “challenge 같은 영어 단어는 원래 프랑스어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펠르랭은 한국에서 출생해 프랑스에 입양됐으며,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를 구사한다. 그녀는 “언어는 언제나 움직이는 것”이라며, 현대 영어와 과거 이탈리아어 등이 프랑스어 어휘를 풍부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어 ‘e-commerce’같이 ‘e’를 앞에 붙는 단어의 경우 프랑스에서는 e의 발음이 달라지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하다며 한계점을 인정하는 신중한 입장도 표명했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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