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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 먼지같은 인생에서 영원무궁한 것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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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 먼지같은 인생에서 영원무궁한 것은 이야기"

입력
2015.03.1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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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영하 산문집 '말하다'

인터뷰ㆍ강연ㆍ대담 등 모아 발간

산문집 '말하다'를 펴낸 소설가 김영하 씨. 데뷔부터 지금까지 했던 강연과 인터뷰, 대담 중 의미 있다고 여긴 부분을 직접 편집해 실었다. 문학동네 제공
산문집 '말하다'를 펴낸 소설가 김영하 씨. 데뷔부터 지금까지 했던 강연과 인터뷰, 대담 중 의미 있다고 여긴 부분을 직접 편집해 실었다. 문학동네 제공

소설가 김영하씨의 산문집 ‘말하다’(문학동네)가 출간됐다. 2012년 4년 만에 미국에서 돌아온 작가는 이후 2년 간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산문들을 모아 지난해 ‘보다’를 펴내며 산문집 3부작의 시작을 알렸다. 2탄 격인 ‘말하다’는 데뷔 이후 했던 인터뷰와 강연, 대담 등을 모은 것이다. 2010년 한국인 최초로 지식공유 콘퍼런스 테드(TED)의 메인 강연으로 소개됐던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과 지난해 12월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했던 청춘 특강 등이 수록됐다.

작가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인터뷰와 강연을 해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발췌해 편집했다. 질문은 없고 대답만 있거나 여러 인터뷰가 구분 없이 나열된 듯한 모양새는 그 때문이다. 꼬장꼬장한 편집을 거쳐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메시지는 ‘심란한 세상,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예술로서의 문학’이다.

작가는 인간을 “우주의 한 점 먼지”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허무주의자임을 선언한다. 반면 영원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야기란다. 그 주장의 근거가 재미있다. “유대인들은 구약성경이라는 이야기에 따라서 평생을 살아가잖아요. 안식일을 지키고 유월절을 모시고, 그 명절이라는 것이 이야기의 물화된 형태고요. 그렇다면 유대인이라는 존재는 결국 성경이라는 이야기의 숙주로서 살아가면서 계속해서 일종의 문화적 유전자인 이야기를 후대로 전승하고 있는 거지요.”

순식간에 이야기의 숙주로 전락한 인간들은 겸허한 자세로 작가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한 점 먼지로 사라질 인생,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작가는 그 허무주의가 “굳건하고 경건”해야 함을 강조하며 이들에게 가장 좋은 벗은 소설이라고 말한다. 불세출의 작가들과 시공을 초월하는 대화를 나누며 “세계의 무의미를 견디”는 삶이 인본주의자와 광신도들이 ‘정의’를 휘둘러 만들어낸 폭력의 역사보다 나을 것이란 얘기다. 기발하고 냉소적인 소설가의 사상이 책 여기저기서 빛난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읽다’에는 2010년 진행해온 팟캐스트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에서 소개했던 독서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담길 예정이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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