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반전일까. 아니면 정규시즌에도 유효한 것일까.
올 시즌 하위권으로 분류되던 KIA와 롯데가 예상 외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승패를 떠나 양 팀의 최대 근심거리로 꼽히던 마운드가 안정적이다. KIA는 일본에서 치른 9차례 연습경기에서 103실점했지만 귀국 후 투수들이 180도 달라졌다. 롯데도 선발 후보들이 잇따라 호투하는 중이다.
◇윤석민ㆍ조정훈 효과?
조계현 KIA 수석코치는 윤석민의 합류에 “숨통이 트인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조 코치는 “단순히 윤석민이 어떤 성적을 내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마운드에 무게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등장했다”며 “(윤)석민이가 참 준비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기태 KIA 감독도 “어린 투수들이 신이 났다”면서 “윤석민을 보면서 야구를 했던 선수들이 윤석민과 대화를 하고 곁에서 지켜볼 수도 있게 됐다. 그 선수들에게 참 좋은 일 아니겠냐”고 웃었다. KIA는 12일까지 치른 4차례 시범경기에서 실점이 단 7점이다. 일본에서 경기당 10점 이상을 내주던 투수들이 이제는 1.8점씩만 허용하고 있다. 윤석민이 합류하면서 “우리도 뭔가 되겠다”는 공감대가 투수들 사이에서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롯데도 비슷하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11일 LG와의 사직 시범경기에서 0-2로 패한 뒤 “선수들의 투지가 보이지 않았다. 정말 실망스럽다”고 일침을 가했지만, 투수들을 향한 쓴 소리는 아니었다. 지금까지 롯데 투수들은 꽤 잘 해주고 있다.
현재도 4, 5선발을 확정하지 못한 이 감독은 시범경기 내내 여러 투수들을 테스트하는 중이다. 홍성민, 이상화, 이인복 등이 후보다. 홍성민은 SK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12일 kt전에 출격한 이상화는 5이닝 5피안타 2실점, 이인복도 11일 LG전에서 2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롯데는 KIA와 마찬가지로 당초 전력에 없던 조정훈이 선수단에 합류해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 손아섭(롯데)은 “(조)정훈이 형이 아프지 않고 시즌 때도 던진다면 우리 팀은 분명 강하다”고 말했다.
◇외인들도 기대 이상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평가도 좋다. KIA와 롯데는 이번에 모두 외국인 투수를 물갈이했다. 메이저리그 퍼펙트 게임에 빛나는 필립 험버와 조쉬 스틴슨이 KIA와, 조시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는 롯데와 사인했다. 그 중 스틴슨과 린드블럼, 레일리가 국내 데뷔전을 치렀다. 스틴슨은 9일 NC전에서 4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볼넷 1개만 내줬다. 레일리는 11일 LG전에서 3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8일 SK전에 나선 린드블럼은 4이닝 6피안타 7탈삼진 1실점했다.
흔히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의 절반이라고 한다. 지난해 가을 야구를 한 4개 구단에는 밴덴헐크(삼성)와 소사(LGㆍ당시 넥센), 밴헤켄(넥센), 찰리, 해커(이상 NC) 리오단(LG) 등 좋은 투수들이 포진해 있었다. 이제 고작 1경기씩 등판했고, 험버는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KIA, 롯데도 같은 꿈을 꾸고 있다. 구위 자체는 국내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이 두 구단의 공통된 평가다.
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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