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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이 밥 먹여주나요… 끝없는 최저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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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이 밥 먹여주나요… 끝없는 최저가 경쟁

입력
2015.03.1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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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얼어붙은 소비에 비상

대형마트 식품 가격 인하 물결

화장품 업체도 특가 판매 연장

"디플레 일본 전철 밟나" 우려도

유통업계가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살리기 위해 초특가 마케팅 공세에 나선 가운데 홈플러스 서울 금천점이 가격을 대폭 내린 고구마와 감자 등 신선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유통업계가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살리기 위해 초특가 마케팅 공세에 나선 가운데 홈플러스 서울 금천점이 가격을 대폭 내린 고구마와 감자 등 신선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유통업계가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가격을 대폭 낮춘 ‘초특가’ 공세에 나섰다.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고급화를 지향하던 백화점까지 자존심을 접은 채 최저가 경쟁에 가세했다.

홈플러스가 12일 500개 신선식품을 1년 내내 할인 판매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대형마트 업계는 최저가 경쟁에 돌입했다. 업체들은 경쟁사의 할인 행사 전단을 미리 입수해 행사 직전 가격을 경쟁사보다 낮게 인하하는 등 ‘최저가’ 타이틀을 얻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홈플러스의 가격 인하 폭은 당초 계획했던 10~30%보다 커졌다. 기존 1만 555원 수준이던 딸기(1.4㎏)를 1만원에 팔 계획이었지만 11일 오후 직원이 입수한 이마트 전단의 딸기(1.7㎏) 가격이 1만 900원인 것을 확인하고 이미 인쇄된 전단에 수정 가격을 스티커 형태로 덧붙이면서까지 8,800원까지 더 끌어내렸다.

홈플러스는 국내산 해동갈치(대)도 기존 6,900원에서 4,480원으로 내렸으나 이마트가 3,950원으로 내리자, 다시 3,800원으로 추가 인하했다. 씨없는 청포도 역시 홈플러스에서 100g당 833원에서 588원으로 인하했으나, 이마트가 573.5원으로 떨어뜨리면서 홈플러스도 13일부터 546원으로 가격을 재조정한다.

불황이 부른 초저가 마케팅은 백화점도 예외가 아니다. 롯데백화점은 100g당 990원짜리 삼겹살과 1만원짜리 운동화를 내놨다. 13일부터 3일간 31개 점포에서 삼겹살은 100g당 990원, 딸기는 500g당 4,000원, 일본 인기 공기 청정기 발뮤다 에어엔진은 본점 판매가 대비 37% 할인된 39만 9,000원에 초특가 한정 판매한다. 영등포점은 13일부터 19일까지 컨버스 브랜드 스니커즈의 최대 70% 할인 판매 행사를 진행하면서 매일 지정된 200켤레에 한해 1만원에 판매한다.

화장품 업계도 초특가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달 화장품 업체 미샤가 4,800원 한정 특가로 출시한 파운데이션 ‘매직쿠션’이 출시 하루도 되지 않아 품절 사태를 빚자 이달 1일까지만 진행하려던 특가 판매 계획을 11일까지 연장했다. 12일부터는 당초 계획했던 정상가 1만 3,000원대의 절반 수준인 6,800원에 판매 중이다.

유통업계의 초특가 마케팅은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고육지책이지만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일본식 디플레이션을 따라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이 뒷받침되지 않은 가격 인하 경쟁은 소비 심리를 살리지 못한 채 해외 저가품 수입 증가 등으로만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불황을 겪으며 일부 유통업계에서 시작된 가격 파괴 현상이 전 분야로 확대돼 디플레이션이 발생한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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