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 Listening and Speaking
쉬운 말을 두고 요상하게 말하는 원어민이 상당히 많다. 여행사 직원이 고객에게 “What seat do you prefer, window, center or aisle?”라며 비행기의 어느 좌석이 좋은지 묻는다. 고객은 “I want to sit on the shady side of the plane”라고 대답한다. Window side의 햇볕이 싫다면 복도 쪽 ‘aisle side’라고 말하면 되는 것을 ‘그늘 진 쪽’라고 말한 것이다. “I prefer aisle (as I can move around freely)”처럼 쉬운 표현도 있는데 말이다.
더 심각한 청취 곤란 사례도 있다. 컴맹 수준의 아저씨가 컴퓨터 제조사에 전화해 “이제 어떻게 하면 되지요? 준비가 되었으면 엔터 키를 치라는데요(What do I do now? The screen says, Hit ENTER when ready)”라고 물었다. 상담원은 “그렇게 하면 되지 뭐가 문제죠?(What’s the problem?)”라고 응수한다. 아저씨가 “준비가 되었는지 어떻게 알지요?(How do I know when it’s ready?)”라고 되묻는다. 영어 자체는 완벽한데도 communication이 되지 않는 경우다. Help Desk의 또 다른 상담 사례. “어떤 컴퓨터를 보유하고 계신가요?(What type of computer do you have?)”라고 묻자 “A white one”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Model name이나 machine type을 말하지 않고 컴퓨터의 색상을 얘기한 것이다.
법정에서 변호사가 증인에게 “Did you blow your horn or anything?”이라고 묻는다. 증인은 “Sure, I played for ten years. I even went to school for it(그럼요, 10년이나 불었는 걸요. 학원도 다녔고요)”이라고 대답했다. horn을 관악기로 연상한 증인과 자동차 경적(honk the horn)을 울렸는지를 물은 변호사 간에 메시지 코드가 맞지 않은 것이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판사가 증인에게 “What’s your marital status?”라고 묻자 증인이 “Fair(그럭저럭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해 법정에 웃음을 선사한 일도 있다. Status가 본래 ‘상태 지위’의 뜻이긴 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결혼 여부’를 물은 것이기 때문이다. “I’m single”이나 “I’m divorced”라고 답해야 할 것에 엉뚱한 대답을 한 셈이다.
두 여고생의 대화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A: Did you know they’re not making pencils any longer?
B: Wow! Why not?
A: They’re already long enough! Not making pencils any longer.
A는 ‘더 이상 연필을 길게 만들지 않는다’는 뜻으로 말했는데 B는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해서 생긴 오해다. 말하기와 듣기는 원어민 사이에서도 code sharing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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