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 늘고
신용카드는 정보 유출로 잇단 해지
체크카드가 1억장을 돌파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신용카드 발급숫자를 앞질렀다. 체크카드의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이 확대된 데다, 지난해 카드 정보유출 사고로 발급만 해놓고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장롱카드’들이 대거 정리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4년 신용카드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체크카드 발급 수는 1억77만장으로 1년 전보다 3.3%(325만장) 늘어난 반면, 신용카드는 9,232만장으로 9.5%(971만장) 줄었다. 체크카드는 1억장 시대를 열었지만 신용카드는 1억장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신용카드 회원 수 역시 7,012만명으로 전년보다 7.6%(577만명) 감소했다.
여전히 신용카드 구매실적(500조5,000억원)이 체크카드 구매실적(112조7,000억원)을 4배 이상 앞섰지만, 체크카드가 1년 동안 무려 21.6%나 실적이 급증한 데 반해 신용카드는 2.4%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전체 카드 구매 실적 중 체크카드 비중은 18.4%로 2.5%포인트 높아졌다. 둘을 합한 구매실적은 613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4% 늘었다.
신용카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세제 혜택과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앞세운 신상품들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체크카드의 신용카드 ‘역전’이 가속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용카드 소득공제비율은 15%이지만 체크카드는 기본 30%에 더해 지난해 하반기 사용실적이 전년보다 늘어난 부분에 대해선 10%를 추가 공제해줬다. 지난해 카드사 개인정보유출 사태로 휴면신용카드의 해지나 탈회 등이 잇따랐고,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불법모집 단속을 강화한 것도 한몫했다.
다만 카드사 입장에선 체크카드의 급증이 달갑지만은 않다.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로는 큰 금액을 결제하는 반면, 체크카드로는 주로 소액 결제를 하기 때문에 수수료 등 비용에 비해 남는 게 없는 ‘역(逆)마진’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체크카드 비중이 늘면서 전체 카드 평균 결제 금액이 2012년 5만원대에서 지난해 4만원대로 줄어든 것도 카드사에겐 부담이다.
한편 카드사별 구매실적은 신한카드가 112조4,690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가운데, KB국민(78조360억원) 삼성(68조5,870억원) 현대(60조5,270억원) 농협(58조3,06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카드사들의 대출은 카드론(30조3,000억원)이 6.7% 늘어난 반면, 현금서비스(63조3,000억원)가 7.3%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3.2% 줄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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