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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선배 이겨봅시다" vs "술 사줬는데 고마운 걸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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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선배 이겨봅시다" vs "술 사줬는데 고마운 걸 몰라"

입력
2015.03.1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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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시상식 박혜진 또 MVP

“대학교 때 괴롭힘을 당한 것 이번에 복수하겠다.”(정인교 인천 신한은행 감독)

“당연히 선배에게 양보할 것으로 생각한다.”(서동철 청주 KB스타즈 감독)

2014~15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린 12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 각각 2위와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15일부터 3전2선승제의 맞대결을 벌이는 정인교(46) 신한은행 감독과 서동철(47) KB스타즈 감독은 고려대 2년 선ㆍ후배 사이. 평소 막역함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행사장 분위기를 달궜다. 정 감독은 “나이는 내가 더 들어 보이지만 대학교 때 방졸이었고, 서 감독님이 방장이었다”면서 “당시에 후배라는 이유로 늘 당했으니 이번엔 한번 선배를 이겨보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이에 서 감독은 “그 때 술도 자주 사 줬다. 오히려 선배한테 고마워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또 정 감독은 플레이오프 ‘키플레이어’로 카리마 크리스마스(26)를 꼽으며 “남자친구가 한국에 와 있다. 사랑의 힘을 한 번 믿어보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자 서 감독은 “남자친구는 오히려 경기력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무조건 먼저 1승을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정 감독은 “2년 만에 여자농구 돌아와서 시즌을 시작하면서 우려 섞인 평가와 시선에 마음고생 했는데 만족은 못 하지만 정규리그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면서도 “나보다는 주장 최윤아를 비롯해 선수들이 챔피언에 대한 열망이 크다. 반드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뒷받침할 생각이다. 큰 경기이고 축제인 만큼 잘 나가서 뛰어 놀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진지한 출사표도 던졌다. 이어 정 감독은 “우리는 정규리그에서 유일하게 연패가 없는 팀이다. 그래서 플레이오프에서도 1차전만 이기면 된다”고 재미있는 확률도 내 놓았다. 서 감독은 ‘양궁 농구’(3점슛에 의존하는 농구)라는 우려에 대해 “어쨌든 그게 우리의 팀 컬러다. 기복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제 올라갈 시점이 됐다”고 힘줘 말했다.

신한은행-KB스타즈의 승자와 22일부터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만나는 위성우(44) 우리은행 감독은 “두 팀 모두 어려운 상대지만 어느 팀이 됐든 힘을 다 빼고 올라왔으면 좋겠다”며 통합 3연패를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앞서 열린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는 우리은행의 가드 박혜진(25)이 최우수선수(MVP) 2연패를 차지했다. 박혜진은 기자단 투표 총 96표 가운데 46표를 얻어 21표를 획득한 팀 선배 임영희(35)를 여유 있게 제쳤다. 정규리그 MVP를 두 시즌 연속 수상한 것은 정은순(1999 여름ㆍ2000 겨울), 정선민(2001 여름ㆍ2002 겨울), 변연하(2003 여름ㆍ2004 겨울), 김영옥(2005 겨울ㆍ2005 여름)에 이어 박혜진이 다섯 번째다.

신인왕은 만장일치(96표)로 부천 하나외환 신지현(20)이 받았다. 신지현은 정규리그 34경기에 나와 평균 5점, 1.9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상은 우리은행의 샤데 휴스턴(29)에게 돌아갔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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