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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에서 바흐 음악 잔치

입력
2015.03.1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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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기념 세계적인 플래시몹 행사… 21일 곳곳서 12시간 릴레이 연주

올해로 탄생 330주년을 맞는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올해로 탄생 330주년을 맞는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박종화 감독은 “아직 클래식 음악과 일반인 사이에 간격이 있다”며 “음악가들이 먼저 다가가 시민과 상호작용하고 소통하며 새 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박종화 감독은 “아직 클래식 음악과 일반인 사이에 간격이 있다”며 “음악가들이 먼저 다가가 시민과 상호작용하고 소통하며 새 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3월 21일 바흐 탄생 330주년의 날 서울의 지하철역과 광장 등에서 바흐의 음악이 연주된다. 전 세계적인 플래시몹 ‘바흐 인 더 서브웨이즈 데이’(이하 바흐 서브웨이즈)에 올해 처음으로 한국이 함께한다. 2010년 미국 뉴욕의 지하철역에서 시작돼 올해 39개국 129개 도시의 공공장소에서 프로와 아마추어를 불문한 1,000여명의 음악가가 종일 바흐 음악을 연주하는 행사다.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음악 프로젝트 비영리법인 ‘달려라피아노’가 기획해 40개 단체, 165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12일 서울 영등포동 달려라피아노 사무실에서 만난 박종화 예술감독(서울대 기악과 교수)은 “일반 시민이 클래식을 듣고 즐길 수 있도록 연주한다는 점에서 달려라피아노와 활동취지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달려라피아노는 2011년부터 클래식 라이브공연을 시민들과 함께 한다는 취지로 피아노를 기증받아 공공장소에 설치하고, 전문 연주자들이 음악을 들려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해 11월 ‘바흐 서브웨이’ 프로젝트사와 공식 협약을 맺고 참여 음악가들을 모집했다. 연주가는 물론 작곡가, 비보잉 댄서, 음악을 배우는 초중등학생들도 이번 행사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바흐의 음악은 21일 오전 9시부터 어린이대공원역, 광화문역, 합정역 등 서울시내 지하철 역사 10곳과 신촌 홍익문고 등에서 12시간 동안 울려퍼질 예정이다. 삼성역 코엑스몰 라이브플라자에서는 오후 4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시민 대상 무료 연주회도 개최된다. 이 무대에서는 클래식과 비보잉, 탭댄스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선보인다.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에 출연한 피아니스트 김가람이 연주와 사회를 진행하고 작곡가 강동규, 피아니스트 최진리, 서울모테트합창단, 예술가그룹 나누밴드 등이 출연해 바흐의 칸타타와 실내악 등을 연주한다.

바흐 서브웨이는 2010년 미국 첼리스트 데일 헨더슨이 뉴욕의 지하철역에서 바흐를 연주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바흐 인 더 서브웨이즈 데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고 연주자를 모집, 이듬해 3월 21일 두 명의 첼리스트가 동참했다. 이후 여러 연주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매년 규모가 커졌고, 공식사이트(www.bachinthesubways.com)를 통해 국제 프로젝트로 퍼져나갔다.

“왜 바흐냐고요? 간단하면서도 한없이 정교하고 어려워요. 그러면서도 친근하죠. 모든 음악가들이 완벽하게 연주하고 싶은 작곡가니까요.”

39개국에서 열릴 바흐 서브웨이즈 플래시몹은 영상으로 촬영,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가 공유할 예정이다. 생일마다 온 세계인이 자신의 음악으로 잔치를 열어주는 바흐는 신의 경지에 오르고 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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