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6강 경기 SK·LG… 막판 자유투 실패가 패인으로
프로농구 경기에서 자유투는 ‘보너스’다. 수비수를 앞에 두고도 3점슛을 펑펑 꽂아 넣는 선수들에게 고작 4.2m 거리에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던지는 슛은 ‘누워서 떡 먹기’다. 부산 KT의 조성민(32)은 지난 시즌 자유투 56개 연속 성공, 여자프로농구의 박혜진(25ㆍ춘천 우리은행)도 45개 연속 성공의 신기록을 각각 수립했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100% 성공률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플레이오프라는 큰 무대라면 제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마음 먹은 대로 쏙쏙 넣기는 쉽지 않다. 2014~1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 자유투 경계령이 떨어졌다.
정규리그 6위 인천 전자랜드에 홈에서 2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린 서울 SK의 패인은 바로 자유투였다. SK 김선형(27)은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차전에서 75-72로 앞선 경기 종료 24초 전 자유투 2개를 얻었으나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불과 40초 전 균형을 깨는 극적인 3점슛을 넣었던 김선형이었기에 한 순간에 영웅에서 역적으로 몰린 셈이다. 이어 박승리(25)마저 15초를 남겨두고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 SK는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김선형은 정규리그에서 73.9%의 높은 자유투 성공률을 자랑했다. 박승리 역시 슛이 정확한 편이다. 그런 선수들임에도 절체절명의 순간, 극도의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창원 LG와 고양 오리온스의 2차전도 자유투로 갈렸다고 해도 무방하다. 76-72로 승리한 오리온스는 68-70으로 뒤진 4쿼터 막판 한호빈(24)이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성공시킨 반면 LG는 곧바로 데이본 제퍼슨(29)이 던진 자유투 2개가 모두 림을 외면했다. 오리온스는 또 다시 김동욱(34)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역전에 성공한 뒤 소중한 1승을 건졌다. 2차전에서 LG는 자유투 14개를 얻었는데 이 중 6개(43%)만 성공시키는 부진을 보였다. 1차전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던 제퍼슨은 자유투 7개 중 단 한 개만 림을 통과시켰다. 반면 오리온스는 11개 중 7개를 넣어 64%의 성공률을 자랑했다. 큰 경기에서는 더욱 파울 작전이 늘어날 수 있다.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자유투 시리즈’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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