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판계 거목 윤형두(80) 범우사 대표가 모교인 순천대학교에 국보급 유물을 기증했다. 순천대박물관은 12일 윤 대표가 고려시대 초조대장경(대반야바라밀다경 제565권)과 재조대장경(대방광불화엄경 제54권) 인쇄본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유물은 오는 5월 개교 80주년을 기념해 개관하는 순천대 역사관에 전시된다.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 인쇄본은 고려 현종 2년(1011)에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기 위해 판각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 인쇄본이다. 거란족 침입에 대비해 국민정신을 통합하고 부처의 위신력으로 외적을 격퇴하기 위한 염원을 담아 대장경 판각을 시작한 고려시대 호국불교의 표상이기도 한 초조대장경은 1232년 몽고군 침입으로 모두 소실돼 당시 인쇄본은 매우 희귀하면서도 문학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조대장경 인쇄본은 목판이 8만여개에 달해 팔만대장경으로도 불린다. 국보 제32호로 현재 해인사에 소장돼 있는 목판본의 인쇄본으로 초조대장경 소실 이후 당시 집권자인 최우 등을 중심으로 16년 만에 완성해 다시 판각했다는 의미로 재조대장경이라고 불린다.
윤 대표는 1985년 5월부터 순천대도서관에 각종 도서 2만2,000여권을 기증하는 등 모교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조선시대 금속활자본 66권을 기증했으며, 순천대 측은 기증한 단행본과 한적서를 중심으로 ‘범우 윤형두 문고’를 운영하고 있다.
최인선 순천대 박물관장은 “기증된 인쇄본은 다양한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보존과 관리는 물론 자료의 가치를 잘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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