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제6국
백 김지석 9단 흑 나현 4단
장면 6 그 동안 백이 약간 두텁기는 했지만 흑도 확정가가 많아서 충분히 버틸 수 있는 형세였다. 그런데 이번 장면에서 뜻밖에 좌변 흑돌이 크게 잡혀서 순식간에 실리의 균형이 무너졌다.
실전 진행을 되짚어 보면 나현이 3, 5로 좌상 흑돌의 삶을 서두른 건 당연하지만 6 때 다시 7부터 12까지 교환한 게 괜한 손찌검이었던 것 같다. 이 교환으로 인해 백의 포위망이 무척 단단해져서 김지석이 마음 놓고 강공을 펼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4 때 흑이 참고1도 1로 응수하는 건 2부터 8까지 전체가 위험해진다. 그래서 나현이 먼저 15로 한 집 모양을 만들었다. 흑이 A로 받으면 그때 17로 두려는 생각이다.
하지만 김지석은 이미 대비책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먼저 16으로 좌변 흑돌을 건드린 게 이른바 성동격서의 수법이다. 흑이 섣불리 반발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참고2도 1은 바로 2로 되젖혀서 그만이다. 언제든지 백A가 절대선수이기 때문에 흑이 곤란하다. 할 수 없이 나현이 17로 물러서자 김지석이 24로 기분 좋게 흑돌을 제압해서 좌변 백집이 엄청나게 커졌다. 이래서는 당연히 백이 우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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