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쿠바가 16년 만에 직통전화까지 재개통해 완전한 국교 정상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앞으로는 미국 거주자와 쿠바 거주자가 제3국의 중개를 거치지 않고도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 수 있게 됐다.
AFP는 11일 쿠바 국영 통신업체 에텍사(ETECSA)와 미국 뉴저지주 기반의 민영 통신사인 ‘IDT 도메스틱 텔레콤’이 이날 직통선을 재개통했다고 보도했다. 직통선 개통은 1999년 2월 25일 이후 16년 만이라고 쿠바 당국은 설명했다.
양국을 잇는 전화선은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으로 정권을 잡고 미국인 소유 회사를 국영화하기 시작한 이래 수 차례 막히고 뚫리기를 반복해왔다. 지금까지는 200만명의 쿠바계 미국인이 쿠바 내 친척이나 지인과 연락하려면, 직통선이 없어 제3국을 경유했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컸고 통화 품질도 좋지 않았다. 두 회사는 새로 적용되는 통화 요금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해 12월 17일 53년 만에 적대 관계 종식과 역사적 국교 정상화 추진을 선언한 이후 쿠바와 미국 회사 간에 이뤄진 첫 계약이다. 앞서 백악관도 지난해 12월 관계 개선 조치에 쿠바 국민의 통신 접근성 확대가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과 쿠바의 다음 협력 분야는 인터넷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상물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도 지난달 쿠바에서 신사업을 개시했다. 현재 쿠바의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전체 가구의 3.4%만 인터넷이 연결돼 있고 인터넷 카페의 시간당 요금도 4.5달러로, 쿠바인 월 평균 임금이 20달러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활발한 민간 부문 교류와 달리 양국 정부 간 협상은 아직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1월 쿠바 아바나에서,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고위 당국자 협상이 잇따라 열렸으나 인권, 이민,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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