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방송업계 등에 따르면 청와대가 윤 전 수석을 사실상 차기 회장으로 내정한 가운데 케이블TV협회는 17일 윤 전 수석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수석이 최종 선출되면 지난달 27일 청와대를 떠난 지 20여일 만에 새로운 자리를 찾게 되는 셈이다. 협회장 임기는 3년이고, 연봉은 수억 원 대다.
하지만 방송업계 등에서는 윤 전 수석이 케이블TV협회장으로 옮기는 것을 명백한 낙하산ㆍ보은 인사로 보고 있다. YTN 보도국장과 자회사 사장 등을 지낸 윤 전 수석의 이력에는 협회 업무와 관련한 것이 거의 없고, 청와대와 정부부처가 윤 전 수석을 밀고 있다는 설이 나도는 탓이다. 청와대가 지난 달 윤 전 수석 교체를 발표하면서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그만 두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으나, 윤 전 수석이 이 달 6일쯤부터 케이블협회장에 거론되기 시작한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케이블TV협회는 민간사업자들로 구성된 순수 민간단체인 만큼 청와대가 민간기관에까지 낙하산을 내려 보내는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공공기관 낙하산보다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밖에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 차기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거론돼 금융권의 관피아 논란도 키우고 있다. 조 전 수석은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기간(퇴임후 2년)을 채우지 못했다.
현정부 들어 이남기 전 홍보수석이 민간업체인 KT스카이라이프 사장으로, 최순홍 전 미래전략수석은 LS산전 상근고문으로, 박준우 전 수석은 세종재단 이사장으로 옮기는 등 청와대 발 낙하산인사가 박 대통령의 공직 혁신 의지를 깎아 내린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정치권 관계자는 “청와대 낙하산 인사는 당선인 시절 이명박정부의 공기업 낙하산인사를 비판하고 관피아 척결을 외쳤던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원칙과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2012년 12월 펴낸 대선공약집에도 ‘장관ㆍ기관장의 낙하산 인사가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명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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