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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 방산 리베이트, 거물급 무기중개상 이규태 회장 전격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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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 방산 리베이트, 거물급 무기중개상 이규태 회장 전격 체포

입력
2015.03.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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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공영 본사·계열사 압수수색

거물급 무기중개상인 이규태(66) 일광공영 회장이 1,300억원대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사업 비리의혹과 관련해 11일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범정부 차원의 방위사업 비리수사가 시작된 이래 대형 무기중개상에 대한 본격 수사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30년 넘게 무기 중개를 하며 역대 정권 인사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 수사가 과거 정권 비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대전고검 차장)은 이날 오전 이 회장을 서울 돈암동 자택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체포하고, 일광공영 본사와 계열사 17곳을 압수 수색했다. 합수단은 EWTS 사업의 국내 협력사인 SK C&C 출신의 권모(예비역 공군준장)씨도 공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터키 무기회사 하벨산과 계약을 맺고 EWTS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이 조성한 리베이트 액수는 총 사업비의 절반 정도인 6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EWTS는 요격기나 대공포 등 적군의 공중 위협으로부터 조종사의 생존능력을 높여주는 전자방해 훈련장비다. 일광공영은 2002년부터 하벨산의 국내 대리인 자격으로 사업비만 1,365억원에 달하는 EWTS 사업을 중개했다.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2007년부터 군 안팎에서 ‘터키산 EWTS는 북한 미사일 대비 훈련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또 2012년 6월 인수식 당시 첫 도입된 장비는 핵심 부품이 빠져 아예 작동 불능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지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합수단은 일광공영이 터키산 장비가 군작전 요구성능을 충족하지 못하는데도, 저가부품 납품 등의 수법으로 거래를 중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군단급 정찰용 무인기(UAV) 능력보강 사업과 관련, 군 기밀을 몰래 빼돌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일광공영 계열사인 일진하이테크가 이스라엘 IAI사의 국내 에이전트로 참여해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군사비밀인 군 시험평가단의 평가기준을 빼내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이 회장에 대해 이르면 12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2009년 러시아제 무기도입(불곰사업)과 관련, 배임ㆍ횡령ㆍ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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