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 상징 등번호 91번 배정

7년 만에 K리그로 복귀한 박주영(30ㆍFC서울)은 그 동안 굳게 닫혔던 입도 함께 열었다.
박주영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K리그와 FC서울에 돌아오도록 도와주신 구단 관계자 여러분과 최용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복귀가)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감독님이 한국에 돌아오도록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말보다도 경기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시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과 함께 행사장에 들어선 박주영은 기자회견에 앞서 장기주 서울 사장으로부터 등번호 91번의 유니폼을 전달받아 착용했다. 최 감독은 등번호의 의미에 대해 “9 더하기 1은 10이기 때문에 공격수를 상징하는 번호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박주영은“은퇴는 친정인 서울에서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도 3년 뒤 선수생활에 대해서는 스스로 물음표를 찍었다. 박주영은 특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포터스 ‘수호신’과 함께 했던 시간이 큰 추억으로 남아 있다”며 “나도 이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기에서 팬 여러분께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를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은 10일 박주영과 3년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박주영은 AS모나코(프랑스)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11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로 이적했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임대 생활을 전전해야 했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기대 이하의 활약에 그쳐 홍명보 당시 대표팀 감독의 ‘의리 논란’의 한복판에 서기도 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샤밥에 안착했지만 제대로 된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다.

박주영은 국내에 복귀한 계기에 대해 “다른 팀도 알아보면서 망설이고 있던 상황에서 최용수 감독님이 ‘편안하게 와서 열심히 하면 잘 될 것’이라고 터놓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래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고 털어놨다.
향후 3년을 서울에서 뛰게 된 박주영은 이후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고백했다. 그는 “한국에 돌아오려면 결단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선수 생활을 언제까지 어떻게 할 것인지, 마무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다 보니 결정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해외 리그 재진출에 대해서는 “지금 서울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박주영의 답이었다.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활약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대표팀 발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 라고 답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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