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1패로 맞선 창원 LG와 고양 오리온스의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가 최고 외국인 선수간의 자존심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데이본 제퍼슨(29ㆍLG)과 트로이 길렌워터(27ㆍ오리온스)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제퍼슨은 러시아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지난 시즌 한국 무대에 데뷔해 LG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특급 용병이다. 올 시즌 초반에는 다소 부진하며 2년차 징크스를 겪는 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이를 비웃고 득점왕(평균 22점)까지 차지했다.
오리온스에 2라운드 지명된 길렌워터는 올 시즌 팀의 초반 돌풍에 앞장섰다. 시즌 중반까지 득점 랭킹 1위를 질주하다가 5위(평균 19.74점)로 마감했지만 시즌 도중 서울 삼성에서 트레이드돼 한솥밥을 먹은 전체 1순위 용병 리오 라이온스(28)와 역할이 겹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1차전은 제퍼슨의 완승이었다. 제퍼슨은 엄청난 탄력과 현란한 풋워크로 상대 골밑을 유린하며 24점과 17리바운드로 82-62 대승의 주역이 됐다. 제퍼슨은 지난 5일 전주 KCC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오른 발목을 다쳐 한때 LG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하루 휴식한 뒤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상적인 몸 상태를 회복했다. 타고난 유연성 덕분이었다. 반면 길렌워터는 1차전에서 17점에 그쳤다. 18분 29초만 뛴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상대적으로 제퍼슨의 활약이 돋보였다.
절치부심한 길렌워터는 2차전에서 무려 37점을 쏟아 부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경기 후 “길렌워터가 1차전에 진 것을 억울해 해서 스타팅으로 넣었는데 기대에 부응해줬고, 본인도 최선을 다했다”며 만족해했다. 길렌워터가 제퍼슨보다 나은 점은 3점슛 능력이다. 정규리그에서 35.6%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한 길렌워터는 2차전에서 3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12일부터 오리온스의 홈인 고양으로 장소를 옮기는 두 팀의 남은 플레이오프 경기도 두 용병의 활약 여부에 따라 성패가 엇갈릴 공산이 크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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