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주당 정권 시절 초대 총리를 지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가 10일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크림반도를 방문한 것을 두고 여야 정치권이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1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하토야마 전 총리는 10일 크림 반도를 방문, 흑해 연안을 시찰한 데 이어, 11일 러시아가 창설한 크림 공화국 간부와 회담을 가졌고, 12일 흑해 함대 근거지 등을 방문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주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 입장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총리를 경험한 정치가로서 있을 수 없는 경솔한 행동을 강하게 비난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출신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민주당 간사장도 “경솔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며 “방문을 취소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일본 정치권이 하토야마 전 총리의 행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에 반발하고 있고, 일본 정부도 동조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토야마의 방문이 자칫 일본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인정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하토야마 전 총리는 방문 직전 가진 러시아TV와의 인터뷰에서 “크림 반도 주민들은 러시아의 귀속을 원했으나 이런 사실이 일본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며 러시아를 두둔, 일본 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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