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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국회의원들 수모… 정가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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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국회의원들 수모… 정가 술렁

입력
2015.03.1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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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의원 부축 공무원 경위서 요구… 행사장 좌석없어 도의원자리 앉아

“목발 짚은 국회의원 부축했다고 의전담당 공무원에게 경위서 쓰라는 게 말이 됩니까”

전북 익산지역 행사에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무소속 박경철 시장 및 일부 공직자들에게 잇따라 수모를 당하면서 지역정가가 술렁거리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은 정치권과의 갈등에 이어 시장퇴진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익산시청공무원노조와 첨예한 대립을 벌여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11일 익산시와 지역정가에 따르면 시는 지역의 각종 행사를 진행하면서 행사시간이 길어진다는 이유로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 등 귀빈 축사와 소개 등을 생략하는 내부 규칙을 정했다.

실제로 지난 1일 솜리예술회관에서 열린 3ㆍ1절 행사장에서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이춘석(익산갑) 의원이 발 골절 부상에도 불구하고 목발을 짚고 행사장에 들어서자 의전담당 A(6급) 공무원이 이 의원을 부축했다가 박 시장에 밉보여 경위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자동차 안에서 이 광경을 목격한 박 시장이 직원에게 부축한 공무원 이름을 알아오라고 했고 이 사실을 전해 받은 간부공무원이 A씨에게 ‘눈치 없다’는 핀잔과 함께 경위서 작성을 요구했다. 인사 불이익 등 위기를 느끼는 A씨는 급기야 이 의원 측에게 ‘박 시장의 행태를 문제 삼지 말아 달라’고 통사정을 해야만 했다.

이 같은 사실이 공직자와 지역정가 등으로 퍼지자 지역 언론을 향해‘보도 자제’를 당부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공무원 B씨는“정치권 싸움에 왜 공무원들이 희생이 되어야 하느냐”며“공직자로서 몸이 불편한 사람을 보면 누구든지 당연히 부축해야 하는데 상은 못 주더라도 경위서를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이에 익산시 관계자는“A씨에게 경위서를 요구하거나 핀잔을 준 적이 없었다”면서“당일 일어난 상황을 정리한 문건이다”고 해명했다.

또 전정희(익산을)의원도 수모를 겪었다. 지난 5일 지역 노인복지회관 개관식 행사장을 찾았던 전 의원은 관계 공무원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으며 좌석이 마련되지 않아 도의원이 양보한 자리에 앉아 행사를 지켜봐야 했다. 반면 조모 전 국회의원은 현역 ‘국회의원’명패가 적힌 좌석에 앉은 채 주민들로부터 소개까지 받는 극진한 대우를 받았으며, 사회자는 조 전 의원의 측근인 시청 박모 비서실장까지 내빈으로 소개해 비난을 샀다.

이를 두고 시민과 지역정가에서는 박 시장에 대해‘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과 함께“정치권과 갈등으로 지역발전은 더디고 시민들만 힘들게 됐다”고 맹비난했다.

박 시장과 익산시청공무원노조의 갈등도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 10일 김상수 익산시청공무원노조 위원장의 중징계를 전북도에 요청했다. 김 위원장을 명예훼손과 모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데 이어 중징계까지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노조는 상급단체는 물론 지역 시민단체 등과 연대 투쟁에 나설 계획이어서 대립양상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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