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째 굴러온 복덩이 느낌이다.
SK 외국인 투수 듀오 메릴 켈리(27)과 트래비스 밴와트(29)가 첫 실전 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하며 희망을 밝혔다.
켈리는 1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퍼펙트 피칭을 했다. 6명의 타자를 상대로 총 24개의 공을 던졌고, 이 중 14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7㎞.
스프링캠프 기간 김용희 SK 감독의 배려 속에 미국에서처럼 몸을 천천히 끌어올린 켈리는 그동안 실전 등판이 없어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지만 이날 완벽투로 걱정을 깨끗이 씻어냈다. 또 직구와 커터, 체인지업, 투심,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였다.
켈리에 이어 3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한국 무대 2년차 밴와트도 3이닝 동안 볼넷 2개와 안타 1개만을 내줬을 뿐 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호투를 했다. 지난 시즌 7월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 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은 밴와트는 11경기에서 9승1패 평균자책점 3.11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진행한 라이브 피칭 당시 ‘페이스를 너무 빨리 올린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었으나 밴와트는 “차근차근 잘 준비되고 있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SK의 새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31)도 시범경기 초반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이날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브라운은 2회 첫 타석에서 상대 투수 쉐인 유먼으로부터 0-0의 균형을 깨는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앞서 8일 롯데와의 사직 경기에 이어 벌써 두 번째 시범경기 홈런이다.
SK는 지난해 외국인 불운에 울었다. 레이예스는 부진으로 방출됐고, 로스 울프는 개인 사정으로 중도 이탈했다. 특히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으로 기대를 모은 타자 루크 스캇은 이만수 전 감독에게 항명을 하는 등 마찰을 일으켜 불명예스럽게 떠났다. 하지만 올해 외국인 트리오는 산뜻한 첫 발걸음을 뗐고,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융화되는 등 실력과 인성 모두 합격점을 받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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