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군 대리인 통해 후진타오 왕따 시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군에 의해 ‘왕따’를 당하는 것을 보며 군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군 소식통을 인용 “시진핑은 2010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된 후 당시 쉬차이허우(徐才厚) 부주석과 궈보슝(郭伯雄) 부주석이 사실상 후 주석의 군권을 농락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또 “쉬차이허우와 궈보슝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대리인이었으며 후진타오를 고립시켰다”며 “장 전 주석은 쉬차이허우와 궈보슝을 통해 군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해서 행사했다”는 주장도 실었다. 양춘창(楊春長) 소장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쉬차이허우 세력은 군권을 독점했고 중앙군사위원회 최고 지도자를 고립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군 인사권을 장악한 쉬차이허우가 진급을 대가로 뇌물을 받았고, 후진타오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채 결정을 내리곤 했다”며 “사령관 진급에 2,000만위안(약 35억원)의 뇌물을 건네야 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는 후문도 전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이 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는 분석은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후 전 주석은 2003년 3월 국가주석 자리에 오른 지 1년 반이 지난 2004년 9월에나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장 전 주석이 군권이양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2011년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의 방중 시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이 시험 비행을 한 것도 후진타오의 군권 장악에 의구심을 품게 했다. 당시 후 주석은 시험 비행 사실을 듣고 깜짝 놀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모습에 시 주석은 교훈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2012년11월 총서기로 취임하는 것과 동시에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꿰 찼다. 이후 당과 중앙군사위원회의 명령에 복종하고 충성하는 군을 강조하고 군 부패 척결에 나섰다. 시 주석의 반부패 투쟁에 쉬차이허우 전 부주석은 이미 낙마했고, 궈보슝 전 부주석도 아들이 이미 연행되는 등 곧 체포될 것이란 관측이 적잖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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