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상장 가능성은?
“우량 공기업 상장을 적극 추진할 예정, 한국마사회 같은 공기업이 이상적인 대상.”
2014년 연말 국내 유력 매체가 금융감독위원회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정부가 KRA한국마사회(한국마사회) 등 우량공기업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돌발적으로 나온 한국마사회 상장설에 마사회는 물론 증권가도 술렁였다. 이후 마사회가 상장되기 위해서는 법률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장설은 수면 밑으로 내려간 모양세다. 그러나 파장은 여전하다.
정부가 한국마사회 등 공기업 상장 시나리오를 이미 완성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어서다. 한국마사회에 대한 민영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 국내 빅5에 드는 대기업이 한국마사회 민영화를 추진했었다. 한국마사회에 정통한 A씨는 "이번 정부에서는 어려울 수 있어도 다음 정부에서는 적극 추진하지 않겠나"하고 나름 전망을 내놓을 정도다.
▲시장에서는 대환영
금융 전문가들은 한국마사회가 상장을 위해 주주를 공개모집 한다면 시장의 인기는 역대 최고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2014년 12월 제일모직 공모주에 몰린 30조를 넘어설 것이라는 견해다. 제일모직 대비 2배부터 5배까지 시중 자금이 쏠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국마사회는 매년 7조8,000억원 정도의 매출과 3,000억 가까이 순 수익을 올리는 알짜 기업이다. 대기업 관계자들도 한국마사회를 인정한다. 안정적인 사업이라 투자할 가치가 대단히 높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평가다. 국내 10대 그룹의 A기업 핵심관계자는 "가능만 하다면 희생이 있더라도 한국마사회 자체를 통으로 인수하고 싶다"고 말한다.
금융전문가 A씨는 "국내에 한국마사회를 잘 아는 금융 전문가는 거의 없다. 한국마사회는 잘만 포장된다면 공모주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을 것이다. 또 정부가 불법경마를 효율적으로 제어한다면 상장 후 배당금 역시 상상 이상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정부는 ‘꽃놀이 패’
한국마사회 상장은 정부 입장에서는 큰 결단을 요구하는 일이지만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상장은 정부 입장에서는 ‘1석3조’다. 증시도 활성화 시키고 재원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정부가 기존에 누리던 지배력은 여전히 보장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꽃놀이 패’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지분 50.1%를 유지하면서 공모로 얻은 뭉칫돈으로 빈 곳간을 채울 수 있다. 또 매년 거액의 세금에 배당금까지 추가로 챙길 수 있다. 모자라는 세수를 채울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재원이 확보되면서 복지 압박을 줄일 수 있다.
▲한국 마사회는 '문제 없다'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은 "현행 법상 (상장은)추진하기 어렵다"라고 밝힌바 있다. 현실적으로 ‘마사회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어렵기 때문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법적인 하자가 없을 경우 상장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국마사회 직원들은 반대도 찬성도 아니다. 어차피 직원들은 현재와 크게 달라질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부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장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민간자본이 합류하면서 한국마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해소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국마사회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는 사행성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불법경마를 견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상장이 정체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견인차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매년 3,000억의 흑자를 내고 있으나 상장 후 10년 이내 영업이익이 6,000억에서 1조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불법 경마(20조~50조 추산)에 쏠린 자금이 강력한 단속을 통해 합법시장으로 돌아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유럽의 선진국들은 베팅스포츠를 통해 복지 재원을 충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마사회 상장은 갈수록 커지는 복지 요구와 고갈된 재원을 채워줄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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