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등장한 '자유연애' 서비스
작년 차단 후 규제근거 없자 철회
유사 사이트 봇물 예상 "결정 성급"
불륜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접속 차단했던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이 부활했다. 간통죄 폐지 이후 규제 근거가 사라지면서 다시 서비스가 허용된 것. 이에 따라 유사 사이트들이 봇물처럼 등장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0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애슐리 매디슨의 접속차단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이후 국내 접속이 차단됐던 애슐리 매디슨은 이날부터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애슐리 매디슨은 2001년 기혼ㆍ미혼을 불문하고 자유로운 연애를 표방하며 캐나다에서 등장한 인터넷 서비스다. 이용 방식은 간단하다. 회원 등록을 하고 스마트폰용 앱을 실행하면 이용자의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부터 연애할 수 있는 이성들의 목록이 사진과 함께 나열된다.
이용자들은 이를 보고 메시지를 보내 만남을 가질 수 있다. 단, 여성은 무료로 사진 등록과 메시지 송ㆍ수신이 가능하지만 남성들의 경우 여성이 보낸 메시지를 열어 보려면 돈을 내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이용자들이 유료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미국 대만 브라질 멕시코 홍콩 일본 등에서 수천만명이 회원 가입을 할 만큼 큰 성공을 거뒀다. 잇따라 사업을 확장하던 애슐리 매디슨은 싱가포르를 거쳐 지난해 3월 국내에도 상륙해 출시 한 달도 안 돼 수만 명의 회원을 모았다.
방통심의위는 지난해 4월 당시 현행법 위반인 간통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접속 차단 결정을 내렸지만, 지난달 26일 헌법재판소가 간통죄를 폐지하면서 차단의 근거를 잃게 됐다.
현재 영업을 재개한 애슐리 매디슨 사이트는 ‘인생은 짧습니다. 연애하세요’라는 자극적 문구를 첫 화면에 내걸고 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화면 하단에는 ‘당사는 가장 인정받고 가장 많이 알려진 혼외 관계 회사’ ‘바람 피우는 배우자를 찾는 데 있어 가장 성공적인 웹사이트’ 등 노골적으로 불륜을 조장하는 소개글을 게시해 놓았다.
일각에선 정부의 접속차단 철회 결정이 성급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혼자들의 데이트를 주선하는 온라인 사이트나 앱이 간통죄 폐지 직후 속속 생겨나고 있는데 마치 정부가 전혀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모니터링을 강화하더라도 미성년자 접속이나 성범죄 악용을 완전 차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정부가 해당 사이트 접속을 차단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추후 성범죄나 다른 범죄로 악용될 수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계속 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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