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한 지난달 의사록 공개
7명 중 4명이 환율 전쟁에 우려
내일 금통위 회의에 관심 쏠려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던 지난달 1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이른바 ‘글로벌 환율전쟁’(경쟁적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원화 절상(화폐가치 상승) 및 수출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출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 가치가 1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2007년 7월 이래 처음으로 달러당 122엔대까지 떨어지는 등 환율전쟁 여파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12일 열리는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하 주장이 확산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이 10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7명 중 4명이 원화 절상 및 수출 부진에 대한 우려 섞인 입장을 내놨다.
A위원은 “엔화나 유로화 약세는 일본과 유럽연합(EU)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에 대해 큰 폭의 수익성 악화와 수출 감소를 초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스위스 중앙은행 등이 도입한 마이너스 기준금리에 대해 “경기를 활성화하려는 정책이라기보다는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우리나라도 환율 변동성을 축소하는 데 적극 나서는 것은 물론 관련된 여러 정책 수단을 확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위원은 1월 수출(통관 기준)이 전년동월대비 0.4% 감소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원화는 다른 나라 통화와 달리 상대적인 강세를 보여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에 경쟁국 일본의 수출이 점차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통계는 우리 경제 회복세를 주도해온 수출에 대한 ‘적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위원은 “유럽의 양적완화 발표 이후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가 확산돼 실질실효환율의 절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고, D위원 역시 “글로벌 금융상황이 변화하는 가운데 원화가 고평가되는 상황이 발생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의사록에서 금통위원 대부분은 우리 경제 회복세가 미약하다고 평가하면서 “추가적 기준금리 조정(인하)의 여지가 존재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등의 평가를 내놨다. 이들은 특히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 등 기준금리 이외에도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다른 정책수단 마련을 촉구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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