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단 교황청 방문서

유족들에 여전한 관심 보여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천주교 주교단을 다시 만나 가장 먼저 세월호 사태의 진행 상황을 물었다. 지난해 방한 기간 내내 노란 리본을 달고 유가족들을 위로한 교황이 세월호 참사 해결에 대한 관심이 여전함을 드러낸 것이다.

10일 천주교 주교회의에 따르면 주교단은 9일(현지시간) 로마 교황청(사도좌) 클레멘스 8세 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주교단과 교황의 만남은 지난해 8월 교황 방한 이후 7개월만이다.

교황은 “한국을 다녀온 지 꽤 되는 바람에 한국어를 잊어버려 통역이 필요하게 됐다”는 농담을 건넨 뒤 주교 14명과 격의 없는 대화를 시작했다. 교황은 이 좌담회에서 주교단에게 첫 질문으로 “세월호 문제가 어떻게 됐느냐”고 확인했다. 방한 당시 교황은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 중이었던 김영오씨와 만나 편지를 받는 등 네 차례나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상처에 공감하고 이들을 보듬었다. 한국을 떠나는 비행기에서까지 “정치적 중립을 위해 노란 리본을 떼는 게 좋겠다”는 주변의 말에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해 아픔을 함께 나눴다.

교황 방한 이후 한국에서 천주교 신자가 늘어났다는 설명에는 “하느님께 감사할 일”이라고 말했다.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입교 후 곧바로 냉담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이자 교황은 “교회 공동체가 새 영세자와 동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좌담회에서는 ▦한국교회의 예비 신학생 제도 ▦사제의 환속과 성추행 문제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지난해 방한 당시 수도자들과의 만남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웠다”며 “(수도자들이) 영성과 수도 공동체 생활, 공부, 사도직 활동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말아달라” 고 당부했다. 12일까지 이어지는 주교단의 이번 교황청 방문은 교회법에 따른 정기 방문이다. 모든 교구의 주교들은 약 5년마다 라틴어로 ‘앗 리미나(Ad Liminaㆍ사도들의 무덤)’로 불리는 교황청 공식방문을 실시한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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