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이 임기 중 최대 소명
보신주의 타파 강력 실천
신용카드 수수료 연내 인하도"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10일 인사청문회에서 부실채권(NPL)비율 등 금융사 건전성 규제 조치를 완화할 뜻을 밝혔다. 연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임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서 금융사 보신주의와 함께 당국의 낡은 규제를 금융산업의 경쟁력 저하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현장(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있으면서 현장에 기초하지 않은 규제가 허망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대표적 사례로 NPL 비율 규제를 꼽았다. NPL 비율은 총여신 중 부실대출 비율로, 금융사들은 분기마다 이를 당국에 보고하고 권고치(은행권은 1.5%) 초과 땐 규제를 받는다. 그는 “자산건전성은 당국보다 금융사가 스스로 더 잘 챙기는 사안”이라며 “그런데도 당국 기준에 맞추느라 무리하게 채권을 매각하거나 억지로 여신을 늘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후보자는 “금융개혁을 임기 중 최대 소명으로 삼겠다”며 자율 경쟁 중심의 규제, 보신주의 타파, 핀테크(IT기술이 접목된 금융서비스) 기술금융 등 성장동력 확보, 자본시장 활성화 등을 실천 과제로 꼽았다. 인터넷은행 설립과 관련해선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한)은산분리의 기본원칙은 유지돼야 하지만, 이로 인해 IT기업의 인터넷은행 진출이 어려워질 경우에 대비해 최소한의 보완 방안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골목상권을 살리려면 카드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에 임 후보자는 “금리가 인하됐고 밴(카드결제 통신망)사 수수료 체계 개편 논의도 시작된 만큼 카드 수수료 원가를 조정할 여건이 조성됐다고 본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KB금융, 우리은행 등에서 다시 불거지고 있는 인사 외압 논란에 대해선 “민간 금융기관 인사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권력기관이나 정치권에 대해서도)내 입장이 관철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법원 결정으로 제동이 걸린 하나ㆍ외환은행 통합에 대해선 “두 은행의 합병은 노사 합의를 통해 추진돼야 한다는 원칙이 확고하다”고 답했다.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참여해 가계부채를 공동 모니터링하고 대응하는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가계부채 수준이 금융시스템에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으로 부채 증가 속도가 다소 빨라진 만큼 면밀하게 관찰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계당국 협의체 구성 외에 토지 상가 등 비주택 담보대출 및 제2금융권 대출 관리, 금융회사 대출심사 강화 유도를 가계부채 3대 대책으로 제시했다. 다만 LTV DTI 규제 복원, 가계부채 총액 관리에는 “규제 완화가 부동산경기 활성화, 가계부채 구조 개선으로 서민 경기에 도움을 준 측면이 있다” “가계부채 해소는 대출 규제만으론 안되고 소득 증대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거리를 뒀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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