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수석코치, 투수코치, 배터리코치에 주장 이범호까지 몰려 들었다. 구단 직원은 코치 곁에서 “어떤 것 같냐”고 물었고, 라커룸으로 향하던 어린 선수들은 힐끗힐끗 쳐다보느라 바빴다.
윤석민(29ㆍKIA)이 불펜 피칭만으로 주변의 모든 시선을 흡수했다. 윤석민은 10일 포항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과의 시범경기가 취소된 뒤 불펜에서 42개의 공을 던졌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몸을 잘 만들어 왔다. 워낙 잘 하는 선수라 걱정 없다”며 웃었다. 조계현 수석코치도 “좋네 좋아, 문제 없겠어”라고 박수를 보냈다. 윤석민은 “꾸준히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생각보다 밸런스가 좋았다. 100%로 던지지는 않았다”며 “팬들이 기억하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전날(9일) 팀에 합류하고 첫 불펜 피칭을 한 소감은.
“날씨가 생각보다 추워 사실 안 하려고 했다. 그런데 공을 던지다 보니 몸이 풀리더라. 전력으로 하지는 않았고 컨디션 점검 차 가볍게 던졌다. 생각했던 대로 공이 들어가 만족스럽다. 밸런스도 나쁘지 않았다.”
-구종은 다 점검해 봤나.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졌다. 계약하는 과정에서 1주일 간 공을 던지지 않아 걱정도 됐지만 큰 이상은 없더라. 4개월 동안 꾸준히 훈련하고 잠시 쉰 것이기 때문에 감각이 떨어지거나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다.”
-투구폼이 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조계현 수석코치와 팀 동료 김주찬은 “전체적으로 간결해졌고 백스윙이 짧아진 느낌”이라고 했다)
“잘 모르겠다. 미국에서 의도적으로 투구폼을 바꾼 것은 아니다. 보통 투수의 폼이 조금씩 변하는데, 한 번 체크해 봐야 할 것 같다.(조계현 코치는 “아무래도 힘 좋은 타자들을 상대하다 보니 쓸데없는 동작이 없어진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기태 감독과는 무슨 얘기를 했나, 김 감독이 ‘축하해줘야 하나, 안타까워해야 하나’고 물었을 때 ‘축하해달라’고 했다는데.
“감독님은 내가 꿈을 접고 들어왔기 때문에 그 부분을 걱정한 것 같다. 이왕 내가 선택한 길, 개인적으로 후회하지 않으려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
-동료들과 훈련하니 어떤가.
“(KIA에) 9년 있었지만 처음에는 어색했다. 그런데 하루 같이 해보니 없어지더라. 야구장 안에서, 밖에서도 선배로서 모범을 보이려 한다. 일단은 팀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올 시즌 목표는 보직이 정해지지 않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스트라이크 존이 달라졌는데, 대비하고 있는지.
=한국에서 야구하면서 스트라이크 존에 크게 신경 써 본적이 없다. 작년 극심했던 타고투저에 대해서도 크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런 생각 자체가 쓸데없다고 생각한다.”
-최고 몸값(4년 90억원) 선수가 됐는데, 어떤가.
“부담도 되고 사회적으로 비판도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몇 년 못했기 때문에 올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2011년처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고 팀도 잘됐으면 한다. KIA에 있는 동안 우승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
포항=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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