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3시쯤 대구공항 입국장을 갓 빠져나온 20대 외국 여성이 여행가방을 끌고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관광안내소였다. 대구와 경북 일대 관광책자를 두리번거리더니 중국어판을 하나 고르고는 안내원에게 지도 한 장을 달라고 했다. 계명대 교환학생으로 대만에서 대구로 왔다는 우웬쉔(27ㆍ여)씨는 학기를 마치는 7월까지 공부는 물론 관광명소도 구석구석 둘러볼 계획이다. 우씨는 “관광 책자를 보니 대구 근교에도 갈만한 곳이 많은 것 같다. 바다와 산, 강을 끼고 있는 경북은 지역마다 특색있는 음식과 구경거리가 많고 교통편도 좋아 자주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도가 ‘2016 대구ㆍ경북 방문의 해’를 앞두고 대구시와 똘똘 뭉쳤다. 관광을 대구 따로, 경북 따로 해서야 스쳐 지나가는 뜨내기 관광지로 전락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도 3일 경북도청에서 ‘대구경북 방문의 해’를 공동추진 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제 시도는 관광자원과 의료관광, 쇼핑을 연계한 광역 단위 관광상품을 공동개발하게 된다. 당장 다음달 대구ㆍ경북에서 열리는 세계물포럼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험 무대가 될 것이다.
경북도는 올 초 대구시와 협력, 공동 관광안내소부터 열었다. 대구공항관광안내소와 동대구역관광안내소, 엑스코관광안내소가 ‘대구경북관광안내소’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동대구역 입구에는 중화권 관광객을 위한 현수막도 중국어로 붙어있었다. 이곳 안내소 일본어 담당 김세영 안내원은 “영어권 관광객 비중이 높기는 한데 지난 해부터는 중화권 관광객이 부쩍 늘고 있다”며 “예전에는 3, 4시간 안에 다녀올 수 있는 명소를 묻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은 대구 도심은 물론 경북의 지도를 받아가는 사람들도 꽤 된다”고 말했다. 동대구역안내소에는 하루 평균 150∼200명이 찾는다.
경북도는 다음달 23∼26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13회 대구경북국제관광박람회’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그 동안 행사 이름과는 달리 대구와 경북을 아우르는 관광상품 개발과 소개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따라 방문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대구ㆍ경북 여행 루트 만들기’ 행사를 연다. 또 ‘주한 외국대사와의 만남’, ‘해외관광청 직원 및 업체 소개’ 등을 통해 시도가 공동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벌인다.
경북도 김무근 관광진흥과 주무관은 “개별여행객이 늘어가는 추세에 맞춰 앞으로는 다양한 명소를 제시, 희망하는 곳만 이어서 다닐 수 있도록 계획표를 짜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한국관광공사 트레블마트를 행사기간에 유치, 중화권 여행업자 등을 대상으로 팸투어를 제공하고 비즈니스 판로도 직접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배유미기자 yu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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