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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100만명 모셔라… '만리장성 프로젝트' 가동

입력
2015.03.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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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표 오락채널에 홍보 광고

유커 특성 파악해 온오프 공략

금도금 하회탈 등 기념품 제작

전문 문화관광해설사도 양성

중국 여행잡지사 기자들이 11일 경북 포항운하에서 크루즈 답사를 하며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항시 제공
중국 여행잡지사 기자들이 11일 경북 포항운하에서 크루즈 답사를 하며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항시 제공

11일 오전 9시 30분 경북 포항시 포항운하에서 일단의 중국 기자들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여유세계’‘신여행’ 등 중국 9개 여행잡지사 기자들이다. 크루즈를 타고 죽도시장과 동빈내항, 송도해수욕장 등을 둘러보던 중국 기자들의 입에서는 “하오(好)” 라는 말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9일 베이징을 출발, 대구에 도착한 기자들은 대구사격장과 83타워, 이월드, 모노레일 시승을 한 후 이날 포항을 방문, 포스코도 둘러봤다. 경주 첨성대와 안동 하회마을 등지에서 탈만들기 체험도 하게 되는 중국 기자들은 13일 귀국한다. ‘신여행’의 치우용스(34ㆍ여) 기자는 “경북도와 대구시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며 “매월 90만부를 찍어내는 잡지에 중국인이 잘 모르는 경북과 대구의 여행정보를 자세히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가 올초부터 본격적으로 중화권 관광객 유커(遊客) 유치를 위한 ‘만리장성 프로젝트’ 가동에 나섰다. 대만과 홍콩을 넘어 중국 본토를 정조준한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 관광객은 1,420만여명이다. 이중 중국인 관광객은 612만여명으로 2013년 433만여명에 비해 41.6% 늘어난데다 연령층도 20, 30대가 주도하고 있어 국내 관광산업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하지만 유커의 국내 방문지를 보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국내 최대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 경북은 소외돼 왔다. 유커는 서울과 제주, 부산을 주로 방문하고, 경북 방문은 3%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중국에서 낮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는 경북의 브랜드를 끌어올리고 ‘세계물포럼’과 ‘실크로드 문화대축전’, ‘세계군인대회’ 등 올해 경북에서 열리는 국제행사를 계기로 유커의 발길을 붙들기로 했다. 도는 ‘2016 대구경북 방문의 해’를 계기로 대구시와 손잡고, 만리장성 프로젝트를 가동한만큼 2017년에는 경북에 100만명의 유커를 충분히 유치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부풀어있다.

만리장성 프로젝트 전담팀은 지난해 11월 꾸려져 최근 분석작업을 마무리했다. 대구와 협력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유커의 특성을 파악, SNS 블로그 방송 잡지 등 온ㆍ오프 홍보를 총망라하는 4대 전략, 25개 중점 추진과제를 가동 중이다.

우선 중국 내 대표 종합오락 TV채널인 CETV의 한류 드라마 시간대에 2분짜리 ‘대구경북 관광특집’과 30초짜리 스팟광고를 방영할 계획이다. 여름휴가 전 중국에서 방영될 이 광고는 한국 문화와 여행에 관심이 많은 20∼40대 중상류층이 주 타켓이다. 홍보영상은 관광 홈페이지와 중국 내 SNS 등을 통해 클릭수를 높이게 된다.

남방항공과 에어차이나, 중화항공, 티웨이항공 등 중화권을 넘나드는 항공기 기내 잡지에도 대구경북의 관광지와 전통문화, 음식 등을 소개하는 기획기사가 실린다. 여기다 중화권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겪는 삶과 우정을 소재로 웹드라마가 제작, 방영된다. 대구ㆍ경북에 재학 중인 중화권 유학생이 한류 스타와 함께 출연하고 투도우, 소후 등 중국 온라인 채널이 매개체가 된다.

유커 유치에 여행사를 빼놓을 수 없다. 도는 우리나라와 중국 여행사를 대상으로 대구ㆍ경북 관광코스 개발과 홍보를 주문하고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여행업계 및 관광공사, 공무원으로 구성된 중화권 관광마케팅 원정대도 운영하게 된다. 상하이와 시안, 타이베이 등 대구 및 김해공항에서 직항을 운영 중인 중화권 도시가 첫번째 세일즈 대상이다.

도는 또 국내에 대규모 관광단을 파견한 중국 암웨이 등 기업을 상대로 인센티브 관광을 추진하고 경북지역 대학에 유학 중인 중화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20여명의 SNS기자단을 구성, 주요 여행지와 맛집을 직접 누비며 기사를 작성토록 지원한다. 또 중국인 여행작가가 경북의 여행지를 직접 둘러보고 눈높이에 맞는 체험기를 쓰고 한류 스타가 경북의 종택과 종가음식, 치맥축제, 새마을운동, 삼성 등 대구경북을 상징할 수 있는 테마들을 소개하게 된다.

기념품이 천편일률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금도금을 한 전통 하회탈 등 유커들이 선호하는 기념품 제작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주요 호텔과 국제공항 등에는 경북의 관광정보와 기념품, 할인쿠폰이 결합된 특별 홍보물도 배포된다.

도는 또 중화권 결혼이민자 등을 중국어 문화관광해설사로 양성하고 음식과 숙박, 교통 종사자들을 상대로 관광서비스 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경북도 최준영 만리장성프로젝트 담당은 “굴뚝 없는 산업인 관광을 키우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스토리와 코스를 개발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경북을 알려야 한다”며 “올해 추진하는 만리장성 프로젝트는 경북 관광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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