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 14개폭발 전자랜드, SK 완파 이변
200명의 함성이 3,000명의 목소리를 잠재웠다. 원정 팬의 환호는 3점슛이 터질 때마다 폭발했다.
인천 전자랜드가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외곽포를 앞세워 홈 팀 서울 SK를 87-72로 물리쳤다. 캡틴 리카르도 포웰이 18점을 기록했고 차바위가 13점, 정영삼과 정효근도 나란히 12점을 올렸다. 정병국마저 11점으로 뒤를 받친 전자랜드는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쌓으며 94.4%의 확률을 가져갔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우는 36번 중 34번이나 됐다.
믿을 수 없는 3점슛 성공률이었다. 전자랜드는 24번 시도한 3점슛 중 14개(58%)를 집어 넣었다. 정영삼과 정효근, 차바위가 3개씩, 포웰 2개, 이현호, 김지완, 정병국이 1개씩을 넣었다. 역대 플레이오프 팀 최다 3점슛 기록은 2006년 울산 모비스의 17개다. 전자랜드는 이날 당시의 모비스 못지 않은 화력을 뿜었다.
전자랜드 벤치 뒤에 모여 앉은 200여 명의 원정 팬들도 신이 났다. 입장 관중은 3,217명. 붉은색 SK 유니폼을 입은 홈 팬들은 풀이 죽었고, 전자랜드 팬들은 “유도훈, 유도훈”을 외치느라 바빴다.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 온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정규시즌 6위 전자랜드는 3위 SK를 맞아 단 한 번도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2쿼터 초반 밀착 수비를 앞세워 16점 차까지 앞섰고 전반에만 8개의 3점슛을 림에 꽂았다. 경기 전 “8개 실패하면 어떠랴, 9개째 또 던지라고 하겠다”던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의 전략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이에 맞선 SK는 3쿼터 한 때 반짝 추격을 했다. 36-43에서 박승리 애런 헤인즈 김선형이 순식 간에 7점을 합작했다. 하지만 주포 헤인즈가 쿼터 6분37초를 남기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발목과 무릎 부상을 당했다. 전자랜드는 4쿼터 들어 주포 헤인즈가 빠진 SK를 몰아치며 다시 10점 이상 차로 달아났다.
양 팀의 2차전은 11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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