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기종 "김일성은 훌륭한 지도자"… 경찰, 국보법 위반 입증 주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기종 "김일성은 훌륭한 지도자"… 경찰, 국보법 위반 입증 주력

입력
2015.03.09 18:48
0 0

"우리나라는 반식민지 사회, 북한은 자주적인 정권"

압수수색 문서 10여 점 이적성 확인, 이적행위 목적·경위 여부가 관건

정남식(가운데) 연세의료원장이 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회복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병원 측은 리퍼트 대사가 10일 오후 퇴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남식(가운데) 연세의료원장이 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회복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병원 측은 리퍼트 대사가 10일 오후 퇴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미국대사 피습사건 수사본부(본부장 김철준 서울경찰청 수사부장)는 9일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 김기종(55ㆍ구속)씨의 자택 겸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이적성 의심 증거물 30여점을 외부전문가에게 감정 의뢰한 결과 10여점이 이적성이 있는 문건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1973년 4월 10일자로 김정일이 저술한 ‘영화예술론’과 주체사상 학습 자료로 이용되는 ‘정치사상 강좌’라는 제목의 17장짜리 유인물 등이 포함됐다. ‘혁명적인 문학과 예술은 사람들을 위대한 주체사상으로 무장시킨다’(영화예술론) ‘반미, 반독재, 구국 운동의 대중화를 실현해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자’(정치사상 강좌) 등의 내용이 이적성과 관련 깊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김일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일제 하에서 항일운동을 한 것과 38선으로 나라가 갈라진 후 이북을 접수해 잘 이끌어 오는 등 20세기의 훌륭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일성과 비교해 남한에는 훌륭한 대통령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또 “우리나라는 반식민지 사회이지만, 북한은 자주적인 정권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우리나라를 식민ㆍ제국주의ㆍ자본가 문화로 인식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통일, 조국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국가보안법 제7조 5항을 어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보법 제7조 5항은 이적표현물 제작ㆍ수입ㆍ복사ㆍ소지ㆍ반포ㆍ판매ㆍ취득 행위 등을 처벌하는 조항이다.

문제는 국보법 위반 혐의 적용의 필요 조건인 이적표현물 소지 목적과 경위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단순한 북한옹호 발언이나 이적표현물 소지 자체는 국보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 국보법 제7조 5항 범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구국채널 등 보수 단체 회원들이 9일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며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구국채널 등 보수 단체 회원들이 9일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며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김씨는 북한 관련 서적 입수 경위에 대해 “집회나 청계천 일대의 서점에서 구했다”고 진술한 상태이다. 김씨가 연루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적단체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와 연방통추 관계자들 역시 김씨 범행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때문에 경찰은 휴대폰ㆍ계좌 입출금 내역을 면밀히 분석해 배후세력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계획이다.

김씨 변호인인 황상현 변호사는 “경찰이 맥락을 거세하고 김씨의 진술 일부만 공개했다”며 수사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씨는 검거 당시 발목에 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이날 오후 서울 가락동 경찰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상태를 좀 더 지켜본 뒤 입원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입원 중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9일 많은 한국 국민들이 자신의 고향인 오하이오주를 상징하는 카네이션을 선물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받았다”(I was deeply moved)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퍼트 대사는 10일 오후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 정남식 연세의료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리퍼트 대사의 얼굴 상처를 봉합한 80여바늘의 실밥 중 절반을 이날 오전 제거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실밥은 10일 오전 제거할 예정이다. 퇴원은 10일 이후 언제든지 가능해 병원과 미 대사관 측이 구체적인 절차를 협의 중이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정준호기자 jun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