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있는 노하우, 블로그 타고 확산
소품 사용해 공간 포인트 주고
직접 만들어 절약하는 셀프족 늘어
지난해 10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원룸에서 자취를 시작한 직장인 이용인(25)씨는 최근 ‘셀프 인테리어’에 푹 빠졌다. 저렴하지만 취향에 딱 맞는 생활 인테리어용품을 구입하는 건 물론 틈만 나면 ‘자취방 꾸미기’를 주제로 한 블로그를 찾는다.
얼마 전엔 한 블로거가 알려준 원단시장에도 직접 방문했다. 이씨는 2만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평소 좋아했던 무늬의 천과 커텐 봉 등을 구입해 손수 커튼도 달았다. 그는 “업체를 불렀을 때보다 최소 5만원 이상 아꼈다”며 "발품 팔아 구입한 인테리어 용품으로 내 공간을 꾸미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늘고 인터넷 블로그가 확산되면서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나만의 취향과 개성을 살리는 공간 꾸미기가 최근 몇 년간 주목 받으면서 ‘셀프 인테리어족(이하 셀프족)’을 잡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DIY(Do It Yourself·가정용품의 제작이나 장식 등을 직접 하는 것) 열풍과도 맞물려 혼자만의 공간을 내 방식대로 꾸밀 수 있는 생활용품 시장이 확대되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벽걸이 액자, 화병, 방향제 등 인테리어 소품 판매는 2013년 대비 지난해 100~200%씩 증가했다. 과거처럼 가구 등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소품을 이용해 집안 곳곳을 꾸미려는 셀프족이 증가한 결과다.
지난해 6월 열린 ‘DIY 리폼 박람회’엔 셀프 인테리어에 막 입문한 초보자부터 관련 블로그 운영자들까지 약 4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려 셀프 인테리어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다음달 9일부터 열리는 올해 행사에서도 DIY도구, 톡톡 튀는 인테리어 용품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마트가 지난 8일 출시한 ‘내맘대로 조각벽지’도 셀프 인테리어족을 위한 제품이다. 풀 없이 물만으로 잘 붙어 초보자도 쉽게 도배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가로세로 36㎝의 정사각형 쪽 벽지 십 여장이 다양한 무늬로 구성돼 붙이는 패턴에 따라 다른 스타일 연출도 가능하다.
셀프 인테리어의 개념은 방과 거실 뿐 아니라 욕실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욕실토탈브랜드 대림바스는 지난해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모그와 바수포를 독점 수입해 공간을 최소한으로 차지하면서 다양한 색상으로 구성된 양치컵, 수건걸이, 비누대 등을 판매 중이다. 이 업체의 지난해 상반기(1~5월) 대비 하반기(6월~10월) 생활소품 판매 성장률은 235%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생필품 위주가 아닌 공간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다양한 소품시장으로 인테리어 소비 경향이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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