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검토, 병원들은 반발
금융당국이 실손의료보험금을 환자가 아닌 병원이 직접 보험사에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험가입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병원의 과잉진료를 줄이자는 취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9일 “실손보험 청구 때 소비자의 편익이 증대되는 방안 중 한 가지로 병원이 직접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보건복지부와 보험업계, 의료계 등과 협의를 거쳐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손보험 가입자 수는 2013년 말 기준 생ㆍ손보업계 통틀어 약 3,000만명에 달한다.
현재 실손보험은 환자가 병원이 산정한 의료비를 먼저 낸 뒤, 환자가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구조다. 병원이 보험사에 직접 보험금을 청구하게 되면 소비자는 보험금 청구를 위한 서류발급 등의 번거로움을 덜 수 있고, 소액이어서 신청하지 않았던 보험금도 자동 정산돼 이득이다.
병원의 과잉진료도 막을 수 있다. 병원이 직접 보험사에 진료비를 청구하게 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고가 진료를 권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의료기관들이 진료비 청구 과정이 늘어나면서 자금 융통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제도 도입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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