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승보다 3승1패가 더 유리하다고?
창원 LG와 고양 오리온스의 2014~1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은 예상 밖의 싱거운 승부로 끝났다. LG가 82-62로 가볍게 이겼다. 무려 20점 차 승부는 단기전에서는 보기 드문 결과였다. 게다가 전력이 엇비슷한 4-5위간의 대결이었다.
오리온스가 지나치게 첫 경기에 대한 부담을 극복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LG의 전력과 경험은 막강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챔피언인 LG의 목표는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니다. LG는 지난 시즌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4강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2위 울산 모비스에게 2승4패로 져 창단 첫 챔프전 우승에 실패했다.
LG는 올 시즌 오리온스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면 정규리그 1위 모비스와 4강에서 만나 리턴매치를 벌인다. 비록 올 시즌엔 초반 부진으로 정규리그 4위에 만족해야 했지만 LG가 단단히 벼르고 있는 이유다.
모비스는 객관적인 전력상 프로농구 최강팀이다. 하지만 LG는 지난해 패배를 되갚기 위해 최상의 전력으로 무장하고 4강에 진출한다는 각오다. 그런 점에서 1차전 결과는 100% 만족스러웠다. 일단 부상이 우려됐던 데이본 제퍼슨과 김종규가 우려를 털고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공격형 포인트가드로 변신한 김시래도 개인 최다득점인 21점을 넣었고, 식스맨 김영환마저 3점포를 앞세워 18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올 시즌 경기를 거듭할수록 지난해 위력을 되찾고 있는 LG의 전력이 플레이오프에서 화룡점정을 이뤘다는 평가다.
이제 LG의 욕심은 몇 경기만에 6강 승부를 끝내느냐다. 김진 LG 감독은 “첫 판에서 이긴다면 전술적으로, 심리적으로 선수들에게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구 전문가들은 두 팀의 대결을 백중세(3승2패)로 점쳤지만 첫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LG의 낙승도 예상된다.
만약 LG가 3연승으로 끝낸다면 닷새를 쉰 뒤 모비스와 4강 대결에 돌입하고, 3승1패로 마무리할 경우엔 사흘을 쉰다. 5차전까지 간다면 하루 휴식 뒤 빠듯한 일정을 이어가야 한다. 프로농구 관계자는 “LG가 이긴다는 보장만 있다면 3승보다 3승1패로 끝나는 게 오히려 경기력 유지 차원에서 적당한 휴식 기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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