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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광주시장의 갑갑한 현실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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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광주시장의 갑갑한 현실 인식

입력
2015.03.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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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은 결코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9일 오전 광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36회 임시회. 이날 긴급 현안질문에 나선 임택(동구1) 의원이 “산하 기관장 등 인사에 비선인 모씨가 개입한다는 보고를 받은 적 있느냐”며 윤장현 광주시장을 쏘아붙이자 윤 시장은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비선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시장은 “시스템을 통해 인사를 하고 있고, 최근 이뤄진 시청 내부 인사도 실ㆍ국장 등 인사대상자에 대해 여러 차례 면담을 통해 인사를 시행했지 외부 비선에서 결코 그런 인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강변했다.

‘비선은 있을 수 없다….’ 과연 그럴까? 하위직의 한 공무원은 “비선의 인사 농단이 공무원들의 술자리 안주가 된 지 오래 됐다”며 혀를 찼다. 한 중견 간부도 “지난 1월 인사를 앞두고 숨은 실세로 알려진 인물이 접촉해 와 인사와 관련해 이것저것을 물어봐 황당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윤 시장은 이날 “사실이 아니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비선 개입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는 일부의 시각이다.” “비선 개입으로 공직사회의 위계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내부 비판과 불만을 들어본 적 없다.” “비선 실세로 거론된 K씨의 인사 개입 의혹은 근거 없다고 보고됐다.” “비선이란 단어를 인정할 수 없다.”….

마치 자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모습이랄까! 이날 윤 시장이 시의회에서 ‘연출’한 답변 태도를 보고 시민들과 공무원들은 무슨 느낌을 받았을까. 물론 윤 시장의 발언은 더 이상 비선의 인사 개입 의혹이 확산되지 않기 위한 의도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 그 점을 인정하더라도 그의 현실인식은 참담하기 짝이 없다. “비선들의 인사 농단을 세상 사람 다 아는데 혼자만 모르는 듯”하다. “시장님이 알고도 모른 척 해야 할 속사정이 있는 거겠죠. 참 답답합니다.” 시청 안팎의 비판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 웨이’식 행보를 거듭하는 윤 시장에 공무원들은 또 한번 한숨을 내쉬고 있다.

안경호 사회부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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