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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 주저앉자… 증권사 저위험 상품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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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 주저앉자… 증권사 저위험 상품에 눈길

입력
2015.03.0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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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ㆍ환율ㆍ원자재 투자하는 DLB

주가지수 연동시킨 ELB 등 인기

예금보다 수익 높고 원금도 보장

이달 초 적금 만기로 여유자금 3,000만원이 생긴 김모(35)씨는 은행 예금 대신 유로스톡스50 등 해외지수에 투자하는 파생결합사채(ELB)에 처음으로 투자했다. 3년 만기인 이 상품은 4개월마다 가입 때보다 기초 자산인 지수가 1%이상 상승하면 연 4%의 이자를 지급하고, 지수가 떨어지더라도 원금을 보장해준다. 김씨는 “은행 예금금리가 너무 낮아 안정적이면서도 금리가 조금 더 나은 상품에 돈을 넣어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은행 예금금리가 1%대로 주저앉으면서 증권사가 판매하는 원금보장형 투자상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기존 예금이나 적금 등 안정성 위주 상품으로 돈을 굴려왔던 은행권 고객들이 최근 금융투자상품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이전에는 증권사 판매상품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은행권 고객들의 투자문의가 늘고 있다”며 “이들은 금리가 조금 낮더라도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을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가장 대표적인 원금보장형 상품은 파생결합사채(ELB, DLB). 투자자금을 기초자산과 연계해 미리 정해놓은 손익조건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도 원금은 보장된다. 코스피지수 등 주가지수에 연동돼 있으면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금리나 환율, 원자재 등에 투자하면 기타파생결합사채(DLB)이다.

9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0~12일 사흘간 판매한 ‘DLB 344호(3개월 만기)’에 모집액(390억원)의 5배가 넘는 2,05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 상품은 CD금리(91일물)를 기초자산으로 만기일에 CD금리가 6%를 넘으면 연 2.41%, 6%이하이면 연 2.4%의 수익을 지급한다. 현재 CD금리는 2.1%. 이 상품에 가입하면 3개월 뒤 연 2.4%의 수익이 확정되는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100억원 한도로 모집한 ‘ELB 739회’에도 자금이 대거 몰렸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지수, 유로스톡스50 등의 지수에 연동돼 이 지수들이 6개월마다 2%이상 오르면 연 5%의 수익을 보장한다. 2%이상 오르지 않아도 원금손실 조건이 없어 3년 만기 때 원금이 상환된다. 금리가 떨어지면서 ELB와 DLB 발행액(공모기준)은 올 들어 각각 6,000억원, 3,000억원을 넘어섰다.

환매조건부채권(RP)도 은행권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하다. 이 상품은 증권사가 일정기간 후 확정금리를 보태 다시 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원금보장은 아니지만 주로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원금손실 위험을 낮췄다. 3개월 만기 연 3% 금리의 특판RP를 선보인 KDB대우증권도 올 들어 지난달까지 600억원을 판매했다. 대신증권이 이달까지 신규고객 대상으로 연 3.7~4%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RP도 1월 말 기준 2,000억원이 판매돼 조기 마감됐다.

연 5% 이상의 고수익을 원한다면 원금손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주가연계증권(ELS)를 고르는 게 한 방법이다. 기초자산에 연계돼 일정 조건에 해당하면 수익이 난다는 점에서 ELB와 구조는 같지만 원금손실 조건이 있기 때문에 원금보장은 안 된다. 은행권 고객을 잡기 위해 증권사들은 최근 수익률은 낮추고 안정성을 강화한 ELS상품을 줄줄이 선보였다. 3년 만기 때 수익이 나지 않으면 만기를 2년 더 연장해주거나(NH투자증권), 3개월로 만기를 대폭 줄이거나(동부증권), 원금손실 구간을 최대 20일로 연장한(미래에셋증권) ELS 등이 대표적이다. 이경수 NH투자증권 WM파생상품부 부장은 “저금리에 은행권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수익성과 안정성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투자상품들이 계속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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